MBC 간판예능 ‘무한도전’. 사진출처|MBC
출연진 “말도 안돼…누가 출연하겠나”
MBC 고위층 “가능성만 거론한 것 뿐”
“외주 제작으로 바뀌면 누가 출연하고 싶어 하겠나.”
MBC 김재철 사장이 ‘무한도전’의 외주 제작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출연 멤버들 일부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철 사장은 11일 임원진 회의에서 “‘무한도전’이 정상화할 때까지 무한히 기다릴 수 없다. ‘무한도전’의 외주화에 대한 검토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MBC 노조의 파업 장기화로 19주째 결방 중인 ‘무한도전’의 외주 제작 가능성이 대두되자 시청자는 물론 출연 멤버들 역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사장의 발언은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몰이해가 아니냐는 시각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무한도전’의 한 출연자 측은 “외주로 전환하면 안 된다는 건 사장이 가장 잘 알지 않겠나. 출연자 입장에서는 그저 외주 가능성을 제기하며 노조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외주 제작은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출연자 측은 만약 외주로 전환할 경우 과연 누가 ‘무한도전’의 연출을 맡겠느냐는 말로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 출연자 측 역시 “색깔이 강한 예능 프로그램일수록 연출자가 바뀌면 포맷과 아이템이 모두 바뀔 텐데 그 후폭풍은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도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어떻게 감당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6년부터 방송된 ‘무한도전’은 타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길, 노홍철, 정형돈, 하하 등 멤버들을 비롯해 연출자 김태호 PD의 존재감이 강한 프로그램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 왔다. 시청 충성도 역시 높았던 만큼 담당 연출자가 바뀔 경우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12일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SNS에는 김재철 사장을 향한 비난과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게시판에는 ‘외주 제작은 지금까지 ‘무한도전’의 열정을 사랑했던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시청자는 김태호 PD와 멤버들이 합세한 ‘무한도전’을 기다리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의 손에 맡겨지길 기다린 게 아니다’ ‘김재철 사장의 주장은 가히 협박 수준이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파장이 커지자 MBC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지 당장 외주 제작을 시행하겠다는 건 아니다. ‘무한도전’이 계속 스페셜로 대체되고 있으니 빨리 정상화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도에서 나온 말로 봐 달라”며 확대해석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