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만 풀옵션? 이제는 PC도 풀옵션으로 꾸민다

입력 2012-06-22 18:10:01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할 때 가격표를 살펴보면 같은 차종이라도 세부 기능에 따라 기본형, 중급형, 고급형 등의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옵션’이라 하는 각종 부가장비를 얼마나 추가하느냐에 따라 차량의 총 가격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꼭 필요한 옵션 한 두 가지만 넣어 차량을 구매하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비용이 부담되더라도 모든 옵션을 다 집어넣은 이른바 ‘풀옵션’의 구매하기도 한다.

풀옵션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제조사가 강조하는 각종 편의 기능을 모자람 없이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보다 위급의 차량 못지 않은 편의성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반떼’ 풀옵션 차량은 웬만한 ‘쏘나타’ 보다도 기능이 많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보다 기능이 향상된 새 차종이 나오더라도 그다지 꿀리는 느낌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풀옵션 차량의 장점이다.



그런데 사실 자동차가 아닌 PC에도 ‘풀옵션’의 의미에 가까운 제품이 있다. 이러한 이른바 풀옵션PC는 단순히 비싼 부품을 넣어 고성능을 추구하는 PC에 그치지 않고, 여러 작업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을 추구하면서, 향후 등장할 콘텐츠에도 대응하며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하기에도 용이한 구성으로 되어있는 고효율, 다기능 PC를 의미한다. PC에 관심이 많은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풀옵션PC용 구성품의 요건, 그리고 대표적인 예를 살펴보자. 참고로 각 제품의 가격은 2012년 6월 현재의 인터넷 최저가 기준이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완제품 PC는 이 정도로 자유롭게 내부 구성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아래 설명은 주로 조립 PC에 해당하는 내용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CPU: 높은 동작 속도보다는 많은 코어 수에 주목

CPU(중앙처리장치)는 PC의 두뇌이며, 해당 PC의 전반적인 성능과 등급을 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당연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CPU의 성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양은 클럭(동작속도)의 수치, 그리고 코어(CPU의 핵심 처리회로)의 수다. 클럭 수치가 높으면 단일 프로그램을 빠르게 구동할 수 있으며, 코어의 수가 많으면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때 원활한 처리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클럭 수치가 높은 CPU가 각광을 받았으나 최근 들어 점차 코어의 수가 많은 CPU 쪽으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는 다중코어 CPU가 대중화됨과 동시에 프로그래밍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하나의 작업을 할 때도 여러 개의 코어를 동시에 사용해 처리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를 준비한다면 코어 수가 많은 CPU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볼 때 2012년 6월 현재 판매되고 있는 CPU 중에서 풀옵션PC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은 인텔의 코어 i7 3770K(398,000원)와 AMD의 FX 8,120(178,000원)이다. 인텔 코어 i7 3770K의 경우, 4개의 코어를 갖춘 ‘쿼드코어’ CPU지만 하나의 코어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눠 마치 8개의 코어를 갖춘 CPU와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AMD FX 8120은 실제로 8개의 코어를 갖춘 ‘옥타코어’ CPU다.

인텔 코어 i7 3770K이 클럭 수치도 높고 코어 당 성능도 더 우월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성능은 이 쪽이 단연 앞선다. 하지만 AMD FX 8120는 낮은 가격에 비해 대단히 많은 코어를 제공하며, 향후 다중코어 작업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많이 등장한다면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절대적 고성능을 원한다면 인텔 코어 i7 3770K, 가격대비 성능을 중시한다면 AMD FX 8120를 선택해 볼만 하다. 참고로 양 제품 모두 제조사에서 공인한 오버클러킹(CPU의 동작 속도를 기준치 이상으로 높임)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PC관련 지식이 많은 매니아라면 비교적 손쉽게 오버클러킹을 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메모리: PC3-12800 규격으로 2개를 장착하자

메모리(램)은 CPU와 함께 PC의 성능에 많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용량이 크고 대역폭(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이 높은 메모리를 탑재하면 덩치가 큰 프로그램도 원활히 실행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메모리 모듈은 4GB 용량에 PC3-10600의 대역폭을 가진 제품이 주류다. 가격은 23,900원이다. 하지만 여기에 3천원 정도 더 보태면 같은 용량에 PC3-12800으로 작동하는 메모리 모듈을 살 수 있다. 향후까지 대비할 수 있는 풀옵션PC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8GB 용량의 메모리 모듈도 팔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용량대비 가격이 좋지 않다.

물론, 앞으로의 메모리 업그레이드까지 고려한다면 최대한 적은 수의 메모리 모듈을 탑재하는 것이 좋긴 하다. 한 메인보드에 꽂을 수 있는 최대 메모리 모듈은 4개 정도이기 때문. 따라서 4GB 2개 보다는 8GB 1개의 메모리 모듈을 꽂는 것이 앞으로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하기에는 편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종합적인 성능을 고려한다면 4GB 2개를 꽂자. 왜냐하면 요즘 나오는 PC는 2의 배수로 메모리 모듈을 꽂으면 최대 대역폭이 2배로 향상되는 ‘듀얼채널’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더라도 2개의 메모리 슬롯이 남기 때문에 향후 업그레이드가 어렵진 않다.

메인보드: USB 3.0 포트와 충실한 바이오스 업데이트가 중요

풀옵션PC용 메인보드(주기판)를 고를 때 가장 눈 여겨 볼 것은 각종 주변기기와의 호환성, 그리고 향후 업그레이드의 용이성이다. 현재 PC용 주변기기의 절대 다수는 USB 2.0 규격이지만 최근 들어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가 10배 이상 향상된 USB 3.0 규격이 보급을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PC를 구매한다면 당연히 USB 3.0 포트를 갖춘 메인보드를 탑재한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향후 CPU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해당 메인보드가 신형 CPU를 지원하는 바이오스(메인보드를 제어하는 기본 프로그램)를 갖춰야 한다. 신형 CPU가 나올 때마다 제조사에서 이를 지원하는 바이오스를 업데이트 해줘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메인보드 제조사는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제대로 해 주지 않을 때도 있으니 주의하자. 에이수스나 기가바이트, MSI 등과 같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제조사에서 비교적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충실하게 해 주는 편이다. 그리고 CPU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메모리 업그레이드까지 생각한다면 되도록 메모리 슬롯이 2개 밖에 없는 보급형 메인보드는 피하자.

그래픽카드: 다이렉트X 11.1, 다중 모니터 출력 기능 갖춘 제품 눈길

게임을 많이 즐기는 매니아라면 그래픽카드의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능이 떨어지는 그래픽카드를 쓰면 제대로 된 화면을 볼 수 없고 화면이 뚝뚝 끊기거나 느려지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그래픽카드 시장 최대의 화두 중 하나는 차세대 그래픽 표현 기술인 다이렉트X 11.1의 지원 여부다. 보다 높은 버전의 다이렉트X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은 한층 현실적이고 화려한 그래픽을 볼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출시를 시작한 AMD의 라데온 HD 7700 / 7800 / 7900 시리즈, 그리고 올해 중순부터 나오고 있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670 / 680 / 690 시리즈 등이 다이렉트X 11.1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와 함께 하나의 PC에서 3개 이상의 모니터로 화면을 동시 출력, 여러 개의 모니터를 마치 하나의 모니터처럼 쓸 수 있는 다중 모니터 출력 기능도 주목할 만 하다. 최대 6대의 모니터를 지원하는 AMD의 ‘아이피니티’ 기능과 최대 3대의 모니터를 지원하는 엔비디아의 ‘서라운드’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특히 증권이나 경매와 같은 분야에서 크게 유용하니 구매 전에 해당 그래픽카드가 위와 같은 기능을 지원하는지 꼭 확인하자.

저장장치: 속도 빠른 SSD, 용량 큰 HDD 조합해 사용할 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PC용 저장장치는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HDD보다 데이터를 훨씬 빠르게 읽고 쓸 수 있는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가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SSD는 같은 용량의 HDD보다 10배에 이를 정도로 비싼 것이 부담이다. 저용량 SSD만 달아 PC를 구성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래서야 게임이나 HD급 동영상과 같이 덩치가 큰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저장하기가 어렵다. 다양한 작업에 대응해야 하는 풀옵션 PC에 이런 구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이 때는 속도가 빠르지만 용량이 적은 SSD와 그 반대의 특성을 갖춘 HDD를 하나의 PC에 같이 설치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운영체제 및 주요 프로그램이 설치되는 C드라이브는 SSD로, 동영상이나 음악 등의 단순 보관용 콘텐츠를 저장하는 D드라이브 이후는 HDD로 설정하면 시스템 동작 속도도 높이고 저장 용량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대부분의 용도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