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야구인 80% “월요일 경기 반대”

입력 2012-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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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프로야구는 홀수구단체제로 치러야 한다. 경기수가 줄어들면 개인기록과 구단수입 모두 문제가 된다. 그 대안으로 경기수를 늘리는 대신 월요일 경기를 편성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현장에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슈&포커스 설문을 통해선 80%가 월요일 경기에 반대했다.스포츠동아DB

팀당 136경기 체제 땐 월요경기 불가피
진갑용 “복불복 14연전,선수들 죽는다”
정근우 “베스트 플레이 안돼 팬 외면해”


이효봉위원 “마운드 운영 아주 힘들 것”

찬성 4명…허구연 “1개 구장서 하면 돼”
최희섭 “ML선 이미 시행…따를수밖에”
넥센 이사 “선수 힘들지만 수익에 도움”


NC 다이노스의 2013년 1군 진입이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9개 구단 체제로 시즌이 운영된다. 2000년부터 시작된 팀당 133경기·총 532경기(2005∼2008년 팀당 126경기·총 504경기)체제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갖고 있는 2가지 복안은 팀당 128경기·총 576게임을 치르거나, 팀당 136경기·총 612게임을 치르는 것이다. 각 구단의 의견을 반영해 10일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 결론을 낼 예정이다. 내년부터 한 팀이 늘어나기 때문에 올해보다 전체 경기수는 증가하지만 팀당 128경기를 진행하면 각 팀은 현재보다 5게임을 덜 치르게 되고, 136경기를 소화하게 되면 현재보다 3게임을 더 하게 된다.


○128경기냐, 136경기냐?

NC의 2013년 1군 진입이 확정된 5월만 해도 내년 시즌 팀당 경기수는 128게임으로 잠정 결정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5게임씩이 줄게 되면 구단별로 약 10억원 안팎의 수입이 줄어들고, ‘기록경기’인 야구에서 게임수가 준다는 것은 퇴보를 의미한다는 의견이 개진되면서 팀당 136경기 편성안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팀당 136경기를 치르면 현재보다 고작(?) 3게임이 늘어나는 것이기에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에도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136경기 체제, 월요일 경기 편성 불가피

팀당 128경기를 소화하게 되면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를 하지 않고 페넌트레이스를 치를 수 있지만, 136경기를 치르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KBO는 내년 시즌을 3월 30일 개막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해 놓은 상태인데, 올해보다 80경기나 많은 612경기를 치르기 위해선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KBO는 이 경우 매주 월요일에 1게임, 또는 2게임을 편성해야 무리 없이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데,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14연전을 치르는 팀도 나올 수 있다. 문제는 14연전을 9개 구단이 균등하게 치르는 게 아니라 1년간 ‘하는 팀도 있고, 안 하는 팀도 나오는’ 불평등한 상황이 발생된다는 점이다.




○현장 의견은?

KBO는 팀당 128경기 체제와 136경기 체제에서 각각의 장단점을 구단에 설명한 뒤 구단 감독 등의 의견을 파악해 10일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는 이에 앞서 136경기 체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월요일 경기 편성’ 문제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물었다. 운영을 맡고 있는 프런트와 코치, 선수는 물론이고 심판, 해설가 등 야구계 파워엘리트 30명에게 물은 결과, 정확히 80%인 24명이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그래픽 참고>


○왜 월요일 게임에 반대하는가?

삼성 베테랑 진갑용은 “체력 차이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며 “다 똑같이 한다면 모를까 어떤 팀은 14연전을 하는데, 다른 팀은 4일간 쉬었다가 붙는다면 불공평할 수밖에 없다. 14연전을 하게 되면 선수들은 죽는다”고 지적했다. 한화 김민재 코치는 “전체 일정을 길게 잡더라도 지금처럼 월요일을 휴식일로 정하고 게임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선수들이 리듬을 이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SK 정근우는 “절대 반대한다”며 “관중이 선수들의 베스트 플레이를 보러 오는 것이지, 무리해서 베스트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처럼 야구를 사랑해 주겠느냐”고 경기력 저하 가능성을 거론했다.

롯데 이문한 운영팀장은 “월요일을 못 쉬면 2주일 동안 야구를 하는 스케줄이 나올 수 있다. 월요일에 못 쉬면 이동거리가 긴 롯데는 엄청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대안을 찾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더 큰 심각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두산 김승호 운영팀장 역시 “2연전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일주일에 3번 이동해야 한다는 얘긴가? 선수층이 얇은 상태에서 그렇게 하면 지쳐버려서 좋은 내용의 야구를 하지 못한다”고 전망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단적으로 마운드 상황만 놓고 봤을 때도 월요일 게임은 무리다. 올 시즌만 해도 각 팀이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꾸리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월요일 게임까지 소화하게 되면 각 팀 마운드를 운용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왜 월요일 게임에 찬성하는가?

소수 의견이지만, 월요일 게임에 찬성하는 답변자는 4명이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조건부 찬성”이라고 전제한 뒤 “4개구장서 모두 하는 것보다 ‘먼데이나잇 베이스볼’처럼 딱 1개 구장에서만 경기를 하면 여러모로 좋을 수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 월요일에도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는 이제 그런 시점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직 메이저리거 KIA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는 15경기를 하기도 한다. 일정이 그렇게 짜여진다면 따르는 게 맞다”고 밝혔다. 넥센 노건 이사는 “선수들이 힘들어하겠지만 어차피 월요일 게임을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일찌감치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구단 수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팬들에게 월요일에도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LG 차명석 코치는 “메이저리그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며 “물론 월요일 경기를 하면 시즌 일정이 불공평해지고 문제점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월요일 경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왜 10구단이 필요한지, 왜 빨리 10구단을 만들어야 하는지 더 절실하게 느낄 것이다. 직접 피해를 당해봐야 10구단 문제가 풀릴 것이기 때문에 월요일 경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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