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구단이 ‘레임덕 야왕’ 만들다

입력 2012-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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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화는 ‘최악의 전력’, 그리고 ‘최악의 인프라’를 가진 ‘최악의 팀’이다. 구단은 시즌 전 박찬호와 김태균, 송신영을 영입했다며 한대화 감독에게 우승을 바랐다. 그러나 한 감독의 굳은 표정처럼 결과는 끝없는 추락이다. 스포츠동아DB

꼴찌 8연패에 감독교체설 나돌아
노재덕 단장 “끝까지 간다” 진화

수석코치 교체-트레이드 등 소홀
구단이 감독 손 묶고 성적만 기대
스타선수 영입 불구 내실은 엉망


한화가 항간에 떠돌던 감독 중도 교체설에 대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5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선 한대화 감독 체제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즌 초부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다, 최근 8연패에 빠지자 야구계에선 감독 중도 교체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유력한 후보들의 이름까지 거론됐을 정도다. 노 단장은 이에 대해 “감독 교체 문제는 내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다만 한 감독과 함께 우리 팀에 가장 중요한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화, 수석코치도 구단이 바꾼다?

한화는 팀이 예상치 못한 수렁으로 빠져들자 황급히 이런저런 변화를 꾀했다. 5월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코칭스태프를 전면 개편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종두 수석코치까지 잔류군으로 내려갔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코칭스태프 변화를 꾀하는 팀은 많지만, 수석코치를 바꾸는 건 이례적인 일. 당시 한 야구 관계자는 “수석코치의 교체는 한대화 감독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힘을 빼앗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사실상 감독의 보좌관 역할을 하는 수석코치를 구단 뜻에 따라 교체했다는 뜻이다.


○용병 교체에 2개월…트레이드도 소극적

외양간이 무너지면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잃었던 소를 데려올 수 있다. 그런데 한화는 전지훈련 때부터 부진했던 용병 배스를 교체하는 데 무려 2개월이라는 시간을 썼다. 게다가 새로 데려온 용병 션 헨은 기대했던 선발은커녕 불펜 승리조 합류에도 무리가 있다. 큰 돈을 쓴 용병을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한화에서 쓸만한 자원은 꽁꽁 숨긴 채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한화가 고민과 거절로 일관하는 사이 상대 구단은 트레이드를 포기했다.


○허울 좋은 ‘포장’, 여전히 부족한 ‘내실’

지난 겨울 한화는 박찬호를 영입하고 김태균에게 연봉 15억원을 안겼다. 또 FA 송신영을 잡았다. 서산에는 2군 전용연습장을 짓고 대전구장도 리모델링했다. 화려한 포장지로 팀을 감쌌다. 돈을 쓴 구단은 당당하게 “투자는 할 만큼 했다”고 외치며 단번에 4강을 넘어 우승까지 기대했다. 그러나 ‘투자’가 ‘내실’로 다져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많은 팀들이 30년간 뼈아프게 경험해온 현실이다. 그리고 한화는 결국 시즌 도중 “감독 중도 교체는 없다”는 입장까지 밝히는 처지가 됐다.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기에는 더 큰 실수가 많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듯하다. 4강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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