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사진제공|QPR홈페이지
2. 함께 저녁식사하며 마음 돌려
3. 퍼거슨감독 설득 더 어려웠다
4. 한국투어·선수영입도 추진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QPR(퀸즈파크레인저스) 구단주이자 메인스폰서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48) 회장이 박지성의 영입에 얽힌 비화를 솔직히 털어놓았다.
20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샤 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프로축구 ‘디펜딩 챔피언’ 켈란탄FA와의 아시아 투어 2차전에 앞서 한 고급 리조트에서 페르난데스 회장을 만났다. 처음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한국 최고 스타 영입 배경에는 항공기 두 대로 시작해 현재의 104대까지 늘린 거침없는 사업 정신, 도전 정신이 있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박지성의 이탈리아 에이전트 루카를 알게 됐는데, 5월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관전하기 앞서 그와 점심 식사를 했다. 내가 박지성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더니 루카는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시도조차 없으면 모든 걸 얻지 못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 사실 마크 휴즈 감독도 부정적이었다. 나중에 서울에서 박지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런던에서 공식 영입 행사를 하기 전에 박지성이 자신이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진을 휴대폰 메신저로 보내주더라. 박지성이 QPR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받았다”고 했다.
사실 선수 마음을 잡는 것보다 힘든 일이 있었다. 박지성의 전 소속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7시즌 간 함께 했던 애제자의 잔류를 강력히 희망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 회장은 끝까지 밀어붙였다. 이 때 에어아시아와 맨유의 긴밀했던 과거 인연이 큰 도움이 됐다. 에어아시아는 한 때 맨유와 스폰서십 관계를 맺은 바 있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박지성은 아시아에서 신처럼 추앙받는다. 그는 스포츠든, 산업이든 마음만 먹으면 모든 걸 해내는 한국인의 기질을 완벽하게 갖췄다. 우린 큰 보너스를 얻었다. 환상적이다”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QPR의 한국 축구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선수 영입 추진과 한국 투어 계획이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이제 (영입 대상이) 한 명으로 좁혀졌다. 다만 해당 팀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계속 추진 중”이라며 “내년 시즌에는 한국 투어를 계획했다. 서울 말고 부산, 대구 등 다른 도시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