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금지 약물, 꼭꼭 숨어도 꼭꼭 찾는다

입력 2012-07-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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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反도핑 전쟁
첨단 신기술로 철벽 검사… 인공호르몬까지 판별
런던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역사상 가장 ‘엄격한’ 올림픽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데이비드 하우먼 WADA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에 인간의 성장호르몬(HGH)을 검사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을 통해 인간의 몸에서 만들어진 성장호르몬과 인공 호르몬을 구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ADA는 성장호르몬 검사에 신기술이 추가되면 선수들의 도핑 여부를 더 확실하게 잡아내리라 기대하고 있다. WADA는 올림픽을 앞두고 6개월 동안 7만1649건의 샘플을 검사해 107명의 선수를 적발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에도 6000차례 이상의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순수해야 할 올림픽은 언젠가부터 약물과의 전쟁이 됐다.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선수들의 욕망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의 도움을 받는 도핑이란 ‘꼼수’를 쓰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WADA를 만들어 그 약물을 잡아내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도핑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그를 잡아내는 기술 또한 발전하고 있다.

도핑 검사를 실시한 첫 올림픽은 1968년 열린 프랑스 그르노블 겨울 올림픽. 여름 올림픽 기준으로는 같은 해 열린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처음 실시됐다.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덴마크의 사이클 선수 크누드 에네마르크 옌센이 경기 도중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정밀 조사 결과 옌센은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암페타민’을 과다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사상 대표적인 도핑 사례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100m에 출전한 벤 존슨(캐나다)이다. 세계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우승했던 존슨은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사실이 밝혀져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북한의 사격선수 김정수가 베타 차단제의 일종인 프로프라놀롤 양성 반응이 나와 메달을 반납했다.

종목에 따라 선수들이 찾는 약물도 천차만별이다. 복싱, 레슬링, 유도와 같은 체급 종목 선수들은 체중 감량을 쉽게 해주는 ‘이뇨제’를 사용한다. 사격, 양궁 등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종목은 혈압강하제(降下劑)가 문제가 되곤 한다.

과거의 도핑이 금지 약물 복용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수혈 내지 성장호르몬 투여를 통해 허점을 노리는 식으로 진화했다. 성장호르몬으로 정상인과 약물 복용자를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은 혈액 mL당 불과 몇 ng(나노그램·1ng은 10억분의 1g) 정도의 양. 이런 극미량 수준에서 기준치를 약간 넘어서는 것을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투여한 지 1시간 내에 분해돼 버리기 때문에 적시에 발견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 곤란한 것은 기준치를 넘어선 이유가 선수의 선천적인 체질 때문인지 약물 복용 때문인지를 판정하기 힘들다는 점. 그런데 WADA가 이를 적발할 수 있다고 하니 ‘약물 잡는’ 기술 또한 엄청나게 발전한 셈이다.

‘잡느냐’ ‘피하느냐’의 싸움. 과연 WADA의 금지약물 전쟁은 성공할 것인가.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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