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현 699점-김법민 698점… 단체 합산 2087점도 신기록
개인전 1, 2, 3위 휩쓸어
개인전 1, 2, 3위 휩쓸어
27일 양궁 남녀 랭킹라운드가 열린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 현지 시간으로 오전에 시작된 남자부 경기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협회 관계자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임동현-김법민-오진혁으로 팀을 짠 한국대표팀은 이날 세계신기록만 3개를 작성했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기록은 간단히 경신했다. 타국 선수들은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혔다. 랭킹라운드는 개인 및 단체전에서 출전 조를 결정하기 위한 순위 결정전이다. 개인전은 상위 64명이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자를 가리는데 랭킹 라운드 1위는 64위와 경기를 치른다.
지난 두 차례의 올림픽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던 임동현은 72발을 쏜 랭킹 라운드에서 합계 699점을 기록하며 올해 5월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696점)을 넘었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인 김법민도 698점의 세계신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오진혁까지 690점으로 3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은 개인 1∼3위를 휩쓸었다. 이 세 명의 점수를 합산한 단체 랭킹 라운드 점수 2087점도 세계신기록이었다. 2위 프랑스(2021점)와는 무려 66점 차이다.
이날 한국 선수들이 세계신기록을 양산하는 데 날씨가 크게 작용했다. 대회가 열린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는 평소 강한 바람이 불기로 악명 높다. 그런데 이날은 다소 흐린 날씨에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국내에서 바람이 부는 곳만 찾아다니며 극한 훈련을 해 온 한국 선수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임동현과 김법민은 이날 72발의 화살 가운데 50발씩을 10점 과녁에 꽂아 넣었다. 과녁 정중앙인 엑스텐(X10)에는 각각 22발과 26발을 쐈다.
대기록을 세우고도 한국 선수들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임동현은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일 단체전이 중요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술 양궁 총감독은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은 한국 팀과 상대할 때 더욱 부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1위로 남자단체전 8강에 진출한 한국은 28일 오후 11시에 영국-우크라이나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런던=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