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남자단식 32강전… 세계 77위 김혁봉에 덜미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복식에서 양영자(선교사)와 호흡을 맞춰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탁구선수권 단식 정상에 오른 뒤 은퇴했다. 하지만 지금도 후배들이 경기를 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전의에 불탄다. 런던 올림픽에서 24년 전의 감동이 재현되길 매일 기도한다. 탁구 남녀 대표팀을 총괄하는 현정화 총감독(43·대한탁구협회 전무) 얘기다.현 감독에게 런던 올림픽은 대표팀과 함께하는 마지막 대회다. 올림픽이 끝난 뒤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는 후배들을 더 독하게 대한다. “다시 올지 모르는 금메달의 기회를 놓치지 마라”라고 강조한다. 남녀 선수 모두 그런 그의 치열한 승부사 기질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현 감독은 30일 엑셀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2강전을 주목해 달라고 했다. 한국의 주세혁(세계랭킹 10위)과 북한의 김혁봉(77위)의 런던 올림픽 첫 남북 맞대결을 두고 한 말이다. 현 감독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우승한 기억이 있기에 이 대결에 대한 감회는 남달랐다.
그러나 승부는 냉정했다. 주세혁은 김혁봉에게 2-4(5-11, 11-6, 11-8, 7-11, 8-11, 13-15)로 졌다. 커트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혁봉의 강력한 포핸드 스매싱에 번번이 무너졌다. 2-3으로 뒤진 6세트. 주세혁은 네 차례 듀스를 주고받았지만 김혁봉의 힘에 밀려 13-15로 졌다. 이어진 경기에서 맏형 오상은(12위)은 마르코스 프리타스(포르투갈)를 4-0(11-8, 11-6, 11-2, 11-8)로 이겨 16강에 올랐다.
한국 남녀 탁구는 16강부터 결승까지 가시밭길이다. 세계 최강 중국을 넘어야 메달을 노릴 수 있다. 현 감독은 “서울 올림픽 때의 기(氣)를 불어넣어 후배들의 라켓을 춤추게 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런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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