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춤추게 한 말춤…지구촌 싸이홀릭

입력 2012-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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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음원차트, 유튜브 조회수 차트 1위는 기본이다. ‘말춤’에 CNN, LA타임즈 등 미국 주요 매체들도 환호하고 있다. 단숨에 ‘케이팝 대표가수’가 된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롯본기스타일’로 번안해 9월 일본 점령에 나선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싸이 ‘강남스타일’ 신드롬…왜?

중독성 강한 멜로디·말춤·B급 유머
국내 음원차트 4주간 1위 장기집권


뮤비 1500만건 광클…패러디 봇물
CNN·LA타임즈 등 美서 관심폭발
내달 ‘롯본기스타일’ 앨범 일본 공략

어린이 놀이터에서 거만하게 앉아 폼을 잡고, 대중목욕탕에서 물안경을 쓴 채 회전목마를 타며 ‘강남스타일’을 외친다. 한증막 속 문신남의 등장에 긴장하지만, 마구간에서는 미녀를 양 옆에 끼고 ‘말춤’을 춘다.

또 ‘말춤’은 고층빌딩 옥상, 한강공원, 강남대로를 오가며 끊이지 않는다. 춤판이 벌어진 고속버스 안에서나, 지하 주차장, 엘리베이터에서는 유재석, 노홍철의 ‘저질댄스’가 앙상블을 이룬다. 자극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오빤 강남스타일’란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선 ‘엽기가수’란 수식어를 안긴 2001년 데뷔곡 ‘새’의 신선한 충격이 되살아나 대중을 매료시키고 있고, 해외 유명 매체에까지 소개되면서 단숨에 ‘케이팝의 대표가수’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음원차트·유튜브 강타…패러디물 봇물

7월15일 나온 6집 ‘싸이6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투애니원, 씨스타, 티아라 등 걸그룹 음원 강자들이 버틴 시장에서 4주간 1위를 휩쓸고 있다. 6일 국내 온라인 통합차트 아이차트(iChart) 집계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2∼3위곡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대구스타일’ ‘홍대스타일’ ‘기숙사스타일’ ‘오만스타일’ 등 다양한 패러디 UCC영상으로 제작되는 등 누리꾼들의 ‘놀이’가 되고 있다. 3일 여수엑스포 팝 페스티벌 콘서트 무대에서 열린 싸이의 공연에는 중장년층을 포함한 수만 관객이 ‘강남스타일’을 따라 부르고 ‘말춤’까지 따라 추는 등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오빤 강남스타일’이란 가사는 마치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6일 현재 조회수 1500만회를 넘었고, ‘싸이6갑 파트1’은 미국 아이튠즈 댄스앨범 차트 4위, ‘강남스타일’은 댄스 싱글 차트에서 7위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에는 익살스럽고 통쾌한 유머가 담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보며 박장대소하는 ‘강남스타일 해외반응’ 영상 등 외국인의 패러디 영상도 쏟아지고 있다. CNN, LA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반드시 봐야 할 비디오”로 소개하면서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지역방송사의 아침방송 ‘아이 오프너TV’에서는 진행자와 패널이 함께 방송 도중 ‘말춤’을 따라 하기까지 했다. 티페인, 로비 윌리엄스, 조시 그로반 등 해외 유명 뮤지션들도 각자의 SNS와 블로그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게재하며 뜨겁게 반응했다.

가수 싸이.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노래·춤·뮤비 관통한 ‘B급 유머’

‘강남스타일’ 열풍은 중독성이 강한 노래와 춤, 뮤직비디오의 ‘B급 유머’ 코드에서 인기 비결을 찾을 수 있다. 입에 착 달라붙는 노랫말 ‘오빤 강남스타일’은 유머코드를 자극하고, 손목을 교차한 채 양발을 번갈아 짚는 ‘말춤’은 자꾸만 이를 따라 하게 한다. ‘개가수’(개그맨+가수) 열풍과 여름이란 계절적인 상황도 인기의 뒷받침이 됐다. 형돈이와 대준이, 용감한 녀석들 등 ‘개가수’들이 다진 유머코드가 ‘강남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무더운 여름에는 진지한 음악보다 신나고 유쾌한 노래가 통하는 법. 대중이 열광한 싸이의 캐릭터가 잘 살아난 ‘강남스타일’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싸이는 9월 일본에서 미니앨범을 낸다. ‘강남스타일’은 ‘롯본기스타일’로 번안해 현지 공략에 나선다. 언론 인터뷰나 방송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미국에서도 기회가 되면 기꺼이 ‘말춤’ 한 번 추겠다고 싸이는 밝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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