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예능도 영화도 리액션은 내가 좀 하오”

입력 2012-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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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더 여유롭게 일하게 됐다는 배우 차태현은 집에 돌아오면 바로 아빠 모드로 변한다고 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코미디 사극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차태현

잘 웃으니까 상대방이 더 열심히
식탐無 승부욕無 ‘1박2일’ 힘들죠


5년만에 스크린…사극 내 스타일

“생활인 반, 연예인 반. 일상이 딱 그래요.”

배우 차태현(36)은 “어떤 배우들은 작품이 끝나면 역할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힘들다는 데…”라고 운을 뗀 뒤 “일할 때 받는 스트레스에만 집중할 수가 없다. 집에 돌아오면 바로 아빠 모드로 변해야 하니까”라며 웃었다.

이제 두 아이의 아빠인 차태현은 스크린에서도 TV 예능에서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잘 웃는 그의 매력이 새삼스럽게 결혼 후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차태현 스스로 “결혼하고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고 말할 만큼 최근 행보는 유쾌하고 유연하다.

코미디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에서도 차태현은 매력을 이어간다. 익숙한 모습이 반드시 지루한 건 아니란 사실을 차태현처럼 자연스럽게 증명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솔직히 ‘1박2일’에서도 하는 거 없이 웃기만 하잖아요. 잘 웃으니까 상대방은 좋아서 더 열심히 하고. (김)종민이 좀 보세요. 제가 웃어 주니까 날개를 달고 신나서 하잖아요. 그런데 좁은 공간에서 종민이와 서너 시간 같이 있으면 들어주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하하!”

차태현은 종종 오해받는 일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보이는 모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기 때문. “저를 굉장히 밝은 사람인 줄 알고 다가왔다가 오해하고 돌아간 사람이 있다”고도 했다.

“결혼하고 나니 여유롭게 일하게 됐어요. 아이가 둘이니 일할 땐 더 집중해요. 일하지 않을 땐 완전히 아빠로 돌아가니까. 어떤 때는 ‘이래도 되나’ 싶어요. 그래도 이게 제 방식이고 생활이니까요.”

몇 년 동안 영화에만 집중해 온 차태현은 올해 초부터 참여한 KBS 2TV ‘1박2일’로 대중 곁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왔다. 주위의 반응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사람도 차태현. 얼마 전에는 중년 여성 시청자로부터 “이승기를 잇는 캐릭터라는 극찬을 받았다”며 “이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칭찬이 어디 있겠느냐”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더니 “방송에서 ‘나와 1박2일은 안 맞는다’고 얘기하는 건 진심”이라며 “식탐도 없고 승부욕도 없는 나로서는 정말 힘들다”고도 말했다.



● “이병헌, 정지훈 보면 자극받기도”

차태현이 처음 사극에 도전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누명을 쓰고 소외받은 사람들이 서빙고의 얼음을 훔치기 위해 모여 벌이는 작전을 그렸다. 차태현은 작전을 주도하는 양반가 서자를 연기한다. 관객이 차태현에게 거는 기대, 그에게서 느끼는 매력이 빠짐없이 담긴 영화다.

“본격적인 코미디는 ‘복면달호’ 이후 5년 만이에요. 사극 의상도, 수염을 붙인 것도 처음인데 어색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사극 분위기를 더 내보자며 과하게 했는데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웃음)

영화에는 성동일·고창석·신정근·이채영·오지호까지 배우 여럿이 출연한다. 이들을 묶는 중심축도 차태현이다. “제 삶 자체가 누구를 받쳐주는 느낌”이라는 그는 “연기할 때도 상대를 향해 ‘뭐든 해봐, 다 받아 줄게’란 마음으로 한다. 리액션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이런 차태현을 자극하는 사람도 있을까.

“신선한 사람들. 이병헌 선배, 정지훈이 자꾸 해외로 나갈 때? 나도 뭘 해야 하는 건가 싶죠. 물론 할리우드는 엄두도 내지 않아요. 사실 ‘엽기적인 그녀’가 한류의 시작이었고 당시 여러 제안을 받았어요. 지금도 해외 영화 출연 제의는 계속 받고요. 이젠 한국 시장에만 머문다는 게 바보 같기도 해요. 그런데 아이도 있는데 과연 먹할까요. 하하!”

차태현의 말처럼 한류의 시작은 전지현과 2002년 주연한 ‘엽기적인 그녀’였다. 2편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한다면 (전)지현이, 곽재용 감독과 함께 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지현이나 저나 다 결혼했는데 어떨까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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