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美 슈어 장대높이뛰기 金… 이신바예바, 3연패 실패

입력 2012-08-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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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따고 은퇴할수야… 브라질 올림픽도 뛰겠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로 꼽히는 러시아의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0)가 대회 3연패를 노렸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농구선수 출신 동갑내기 제니퍼 슈어(미국)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동메달에 그쳤다.

이신바예바는 6일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선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인 5.06m에 크게 못 미치는 4.70m에 그친 반면 슈어는 쿠바의 야리슬레이 실바와 4.75m의 같은 높이를 넘었지만 실바보다 결선 중 실패 횟수가 한 번 적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신바예바와 슈어 이 두 선수의 삶은 대조적이다. 이신바예바는 원래 체조 선수였지만 174cm의 큰 키 때문에 16세 때 장대높이뛰기로 전환했고 2005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5m 벽을 넘어선 것을 비롯해 28차례나 신기록을 갈아 치운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독보적 존재다.

1982년 2월생으로 이신바예바(1982년 6월생)보다 먼저 태어난 슈어는 6세 때 소프트볼을 시작했고 9세 때 성인 골프리그에서 활동했으며 대학 때 육상 5종 경기 선수로 뉴욕 주 챔피언이 됐고, 농구 선수로는 팀을 전국 챔피언에 올려놓은 만능 스포츠우먼. 22세 때인 2004년 뒤늦게 장대높이뛰기에 입문해 불과 10개월 만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실내 육상대회에서 4.35m를 넘어 미국 1인자가 됐다.

슈어는 빠르게 기록을 끌어올리며 오랫동안 경쟁자가 없었던 이신바예바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신바예바가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 5.01m의 신기록 작성 후 더이상 기록 경신을 못하고 정체돼 있던 2008년 6월 슈어는 자국 대표 선발전에서 미국 기록인 4.92m를 작성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5.03m의 신기록을 낸 이신바예바는 “슈어의 성장이 큰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이신바예바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5.05m의 신기록으로 4.80m에 그친 슈어를 제치고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여전히 경쟁자가 없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결국 챔피언과 도전자의 위치가 바뀌었다. 이번 패배가 이신바예바의 투혼에 다시 불을 지를까. 원래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었던 이신바예바는 돌연 은퇴시기를 4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로 미뤘다. “동메달만 따고 은퇴할 수는 없어요.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은퇴할 겁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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