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 ‘체조요정’ 손연재, 아시아 넘버원 입증… 경쟁상대 모두 제쳐

입력 2012-08-11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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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체조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아시아 최고의 리듬체조 선수임을 입증하며 2012 런던올림픽 결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손연재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이틀째날 곤봉과 볼에서 각각 26.350점과 28.050점을 받았다. 곤봉 연기 초반 실수를 저지르는가 하면 신발이 벗겨지는 불운을 겪었음에도 손연재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손연재는 전날 기록한 55.900점을 더해 예선 합계는 110.300점으로 전체 24명 중 6위에 오르며 10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결선 진출’이 목표였던 손연재로선 기대 이상의 대성공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손연재가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패했던 안나 알야바에바(19·카자흐스탄·106.425), 율리야나 트로피모바(22·우즈베키스탄·97.350) 등을 모두 제쳤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각각 15위와 22위를 기록하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손연재는 이들과 더불어 조안나 미트로즈(폴란드·109.725), 알리나 막시멘코(우크라이나·110.025), 네타 리프킨(이스라엘·108.900) 등 기존의 유럽 강자들마저 제쳤다.

이로써 손연재는 아시아 리듬체조계 최고의 선수로 새로이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곤봉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는 난도(Difficulty)-예술(Artistry)-실시(Execution) 점수에서 모두 9점 이상을 획득했다는 점도 결선 및 향후 미래를 밝게 하는 부분이다. 세계 리듬체조계의 스타 플레이어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는 증거이기 때문.

리듬체조는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등 동유럽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다. 신체적으로도 유리한데다, 과거 구 소련의 체육 시스템이 아직 살아있어 체계적인 체조 유망주 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리듬체조의 경우 인프라나 육성 시스템 면에서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비해 ‘못하는 종목이 없는’ 일본이나 중국조차 아직 올림픽 결선 진출자를 낸 적 없는 리듬체조에서 손연재가 결선에 올랐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 뎅 센유에(20)는 11위(108.825)로 아쉽게 탈락했다. 한국 리듬체조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신수지(21·세종대)가 예선 12위에 오른 것이 손연재 이전 최고 성적이었다.

그간 미디어를 통해 손연재의 연기를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일반 팬들에게 손연재의 기량과 경기 모습이 알려진 것 또한 큰 소득이다. 박태환(23·SK텔레콤), 김연아(22·고려대)에 이어 또 한 명의 ‘불모지에서 태어난 스포츠 천재’의 진면목을 국내 팬들 앞에 드러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연재의 스승인 송희 SBS 리듬체조 해설위원은 런던올림픽에 앞서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손)연재의 결선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더 나아가 5위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메달은 러시아의 쌍두마차인 '리듬체조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와 다리아 드미트리에바가 다툴 가능성이 높다. 손연재는 예선에서 6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최대 올림픽 동메달까지 바라보는 선수로 성장했음을 모든 이들 앞에 증명했다. 지난 2011년, 16세의 나이로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지 2년 만이다.

손연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의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했다. 게다가 아직 어린 손연재에겐 미래도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남은 올림픽 결선은 ‘덤’이라는 마음으로 여유있게 즐기자.

손연재가 출전하는 여자 리듬체조 결선은 11일 밤 9시30분부터 시작된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일보DB, IB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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