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박주영 “골 넣는 순간 동료 얼굴 하나하나 떠올라”

입력 2012-08-13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홍명보호 귀국회견 “브라질월드컵서도 일낼 것”
“훌륭한 선수들과 3년 이상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을 이뤄낸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훈련 때는 감독으로, 훈련이 끝나면 옆집 아저씨 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2009년부터 선수들과 함께했던 그는 ‘홍명보의 아이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도 “처음부터 이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좋은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을 맞이하기 위해 1000여 명의 팬이 공항을 찾았다. D게이트를 통해 선수들이 한 명씩 빠져나올 때마다 팬들은 선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일본 NHK방송도 취재진을 보내 ‘금의환향’한 태극전사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11일 새벽(한국 시간) 일본과의 3, 4위 결정전에서 2-0 승리의 쐐기 골을 터뜨린 대표팀 주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런던으로 떠나기 전 꼭 메달을 따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 그것을 지켰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명보호(號)’를 ‘황금세대’로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런던 올림픽을 거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을 통해 배운 것들을 토대로 이 선수들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중요한 일을 많이 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병역 연기 논란과 소속 팀에서의 잦은 결장으로 경기력이 떨어져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주영(아스널)은 자신을 믿고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한 달 동안 대표팀 선수들과 국민들이 나눈 교감과 사랑을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그는 “골을 터뜨리는 순간 동료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 런던 올림픽을 통해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큰형님 리더십’으로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홍 감독은 “많은 팬들 앞에서 오랫동안 함께해 온 선수들과 함께한 마지막 자리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올림픽 이후의 거취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근차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전에서 승리한 뒤 ‘독도 세리머니’를 펼쳐 메달을 박탈당할 상황에 처한 박종우(부산)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판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박종우가 행사에 나오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협회 차원에서 그를 참석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