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목표 10개-10위 훌쩍 넘어깵 17일간 열전 결산
한국은 당초 목표였던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을 훌쩍 뛰어넘었다. 금 13개로 대회를 마치며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딴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타이를 이뤘다. 베이징 대회는 서울에서 항공편으로 불과 2시간 거리여서 안방이나 다름없었다. 런던은 한국과 시차가 8시간이나 나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고 경쟁국의 견제도 심했기에 양과 질에서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대한체육회가 15억 원을 들여 처음 마련한 대표팀 전용 훈련 캠프(브루넬대)는 현지 적응과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는 태권도가 4개의 금을 휩쓸어 특정 종목 편중이 지적됐다. 런던에선 양궁이 태극 궁사의 독주를 막기 위한 세트제 도입 등의 변화에도 금 3개를 따냈고 사격에서도 역대 최다인 금 3개가 쏟아졌다. 펜싱, 유도, 레슬링에서의 무명 돌풍을 통해 특정 스타에게 의존하지 않는 두꺼워진 선수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학선은 체조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판정 시비 속에서도 박태환은 수영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리듬체조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결선에 오른 뒤 5위로 마감했다. 묵묵히 기다리며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은 국내 기업들은 비인기 종목 육성의 ‘키다리 아저씨’였다. 올림픽 기간 런던에서 전해오는 열전의 감동에 웃고 울며 밤잠을 설친 5000만 국민 모두가 든든한 후원자였다.

미국은 중국과의 ‘G2(주요 2개국)’ 경쟁을 승리로 마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미국은 12일 오후 11시 현재 금 45, 은 29, 동메달 29개로 종합 순위 1위를 굳히며 중국(금 38, 은 27, 동메달 22개)을 2위로 밀어냈다. 미국은 대회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도 중국과 팽팽하게 맞섰으나 육상, 수영과 구기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며 4년 전 중국에 내준 스포츠 최강 자리를 되찾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