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금13개 베이징때와 최다타이… 홈이점 없이 이룬 ‘스포츠 5강’

입력 2012-08-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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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목표 10개-10위 훌쩍 넘어깵 17일간 열전 결산
한국은 광복 후 처음 태극기를 앞세워 출전한 1948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를 땄다. 영국까지 21일이나 걸린 고단한 여정에도 대한민국의 존재를 만방에 알린 신호탄이었다. 그로부터 64년이 흘러 다시 런던에서 열린 2012 올림픽. 비약적인 경제 성장 속에 실력을 키워온 한국 스포츠는 높아진 위상을 세계 만방에 과시했다. 태극전사들은 역사적인 올림픽 현장에서 그 어느 대회보다 알찬 성적을 거뒀다.

한국은 당초 목표였던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을 훌쩍 뛰어넘었다. 금 13개로 대회를 마치며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딴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타이를 이뤘다. 베이징 대회는 서울에서 항공편으로 불과 2시간 거리여서 안방이나 다름없었다. 런던은 한국과 시차가 8시간이나 나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고 경쟁국의 견제도 심했기에 양과 질에서 값진 성과로 평가된다. 대한체육회가 15억 원을 들여 처음 마련한 대표팀 전용 훈련 캠프(브루넬대)는 현지 적응과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은 런던에서 당당히 종합 순위 5위에 랭크됐다. 한국의 역대 올림픽 최고 순위는 1988 서울 대회에서의 4위. 당시 홈 어드밴티지를 톡톡히 누린 반면에 이번에는 원정의 핸디캡을 딛고 세계 스포츠 톱5의 반열로 ‘코리아’ 성가를 높이며 국가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는 태권도가 4개의 금을 휩쓸어 특정 종목 편중이 지적됐다. 런던에선 양궁이 태극 궁사의 독주를 막기 위한 세트제 도입 등의 변화에도 금 3개를 따냈고 사격에서도 역대 최다인 금 3개가 쏟아졌다. 펜싱, 유도, 레슬링에서의 무명 돌풍을 통해 특정 스타에게 의존하지 않는 두꺼워진 선수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학선은 체조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를 달고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판정 시비 속에서도 박태환은 수영에서 값진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리듬체조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결선에 오른 뒤 5위로 마감했다. 묵묵히 기다리며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은 국내 기업들은 비인기 종목 육성의 ‘키다리 아저씨’였다. 올림픽 기간 런던에서 전해오는 열전의 감동에 웃고 울며 밤잠을 설친 5000만 국민 모두가 든든한 후원자였다.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코리아 군단이 세계 정상급으로 꼽히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지평을 넓히며 업그레이드한 한국 스포츠는 더욱 강세를 떨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후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은 중국과의 ‘G2(주요 2개국)’ 경쟁을 승리로 마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미국은 12일 오후 11시 현재 금 45, 은 29, 동메달 29개로 종합 순위 1위를 굳히며 중국(금 38, 은 27, 동메달 22개)을 2위로 밀어냈다. 미국은 대회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도 중국과 팽팽하게 맞섰으나 육상, 수영과 구기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며 4년 전 중국에 내준 스포츠 최강 자리를 되찾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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