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스쿨’ 김성원, 짐 캐리도 울고 갈 표정연기의 달인...“한국어 개그도 선보일 것”

입력 2012-08-24 1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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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찰흙 같은 표정과 다양한 목소리 변신, 일인다역의 원맨쇼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짐 캐리는 최고의 코믹 배우로 꼽힌다. 특히 그의 표정연기는 따라올 배우가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출연 중인 김성원(28)은 ‘짐 캐리와 닮았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에게는 최고의 칭찬이다. 김성원은 지난 6월부터 개콘의 코너 ‘멘붕 스쿨’에서 전학 온 미국 출신 학생 ‘데이비드’ 역을 맡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이비드’는 미국인 아버지, 어머니, 고모, 아기, 심지어 ‘그랜마(grandma)'로 변신하며 시청자들을 ‘멘붕’시킨다.

개그맨 김성원은 짐 캐리 같은 코미디 배우가 되고 싶어 멕시코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왔다. 지난 2009년 KBS 24기 공채 개그맨에 합격해 코너 ‘LA쓰리랑’, ‘슈퍼스타 KBS’, ‘굿모닝 한글’, ‘멘붕 스쿨’을 통해 영어 잘하는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다.

“멕시코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와서 카투사로 입대했어요. 한국에서 살고 싶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요. 부모님께서도 잘했다고 해주세요. 현명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김성원은 ‘엄친아’ 개그맨이다. 가수 존박을 닮은 훈남이다. 키도 183cm. 게다가 3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또한 그의 아버지는 무역회사의 CEO다. 아버지는 꿈을 향해 달리는 김성원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친누나가 머리가 아주 좋아요. 공부도 잘했고요. 지금 멕시코에서 간호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도 멕시코에 있을 때 학업성적이 괜찮았어요. 고등학교 때 총 학점이 10점 만점에 9.1 정도.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은 늘 코미디 영화배우였죠. 짐 캐리처럼.”


김성원은 짐 캐리 만을 바라보고, 코미디 영화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 한국에 왔다. 그가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와 낯선 한국문화였다. 그때의 경험이 ‘멘붕 스쿨’ 캐릭터의 시발점이 됐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직접 한국생활에 부딪히며 보통의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후! 한국에 왔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한국 대학 예체능부의 선후배 간 분위기가 살벌하더라고요. 반말도 막하고, 너무 무서웠어요. 하지만 대학교를 엄격하게 다녀오니 군대랑 ‘개콘’에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김성원은 매주 ‘개콘’ 무대를 위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 뿐 아니라 미국의 시트콤과 코미디 영화를 매일 2~3시간씩 모니터하고 있다. 또 무대 밖에서는 외국어 통역이 필요한 한류 행사의 진행 MC를 맡고 있고, 영어 학습 교재 참여하는 등 특기를 발휘하고 있다.

“사실 ‘개콘’ 출연료보다 부수입이 훨씬 많아요. 하지만 저에게 돈은 인생의 첫 번째 목표가 아니거든요. 이 모든 것이 ‘개콘’을 시작하면서 생긴 거잖아요. ‘개콘’에 남아 계속해서 출연할 수 있다면 ‘여왕(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직접 만난 김성원은 정말 유쾌했다. 웃음을 멈출 틈이 없었다. 인터뷰 내내 짐 캐리 같은 제스처를 취하며 웃음을 안겼다. 심지어 직접 자신의 개그의 약점에 대해 “영어만 해서 좀 그렇죠?”라며 헛기침 액션으로 오히려 분위기를 띄웠다.

“영어 개그를 고집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제가 제일 자신 있고, 재미있어서 아이디어를 짜다 보면 자꾸 그 길로 가네요. 요즘은 유상무, 황현희 선배 같은 진지한 MC 역할도 해보고 싶어서 연습 중이에요. 리슨 캐어풀리(Listen carefully)~. 제작진과도 약속했지만 정통 한국 개그로 꼭 개콘 무대에 서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한민경 기자 mk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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