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구글과 소통하는 방법을 논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도 아닌 왜 구글인가’

입력 2012-08-29 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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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Google)은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가 되었다. 구글의 경쟁력과 영향력을 우리는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구글이 대체 어떤 기업이며, 자신들이 내세우는 가치관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구글은 이미 요즘 주목 받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크롬OS 등을 제공하고 있고,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고 있는 그들의 목표의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이 그것을 아는 데에 걸리는 시간보다 구글이 진화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마키노 다케후미(IT분야 전문 저널리스트)는 ‘구글이 대체 어떠한 기업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이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5개의 장을 거쳐 구글을 파헤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구글이 크롬OS(operating system)를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0원이라는 구글의 제품은 가격 면에서는 타사의 제품과 결코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그 때부터 사용자들은 구글의 의도에 대해서 의아해했다. 혹자는 구글이 타사를(특히 마이크로소프트를) 무너뜨리기 위해 작정을 했다고까지 생각했다. 사실상 무료로 제공되는 데스크톱 검색 서비스, 구글 문서도구, 크롬OS 등이 타사의 제품보다 질적으로 우수해 지기만 한다면 사용자들이 구글을 선택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구글은 이것을 가볍게 뒤집어 버렸다.

심지어 저자는 ‘구글북스는 구글의 사회환원산업인가’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제목을 선택했다. 이 말도 역시 구글이 돈이 되는 사업인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고 일을 벌인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수익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컴퓨터 플랫폼인 크롬OS와 휴대전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의 효율성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한다.

구글의 성대한 향연?

다음으로 저자는 구글이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히 된다고 말한다. 구글의 2009년 연간 매출액만 해도 약 26조 3,826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글은 ‘다니고 싶은 회사’나 ‘꿈의 직장’으로 불릴 만큼 기업 문화와 근무 환경이 우수한 편이다.

책을 뒤지다 보면 구글의 부의 원천이 ‘광고 사업’이라는 다소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구글에서 검색을 할 때 화면 중앙과 우측 상단에 세 줄 정도의 광고 내용이 표시될 뿐인데 어떻게 연간 20조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이 궁금증은 구글 특유의 광고 플랫폼인 ‘애드워즈’의 존재를 인식함으로써 조금이나마 풀리게 된다. 애드워즈는 이전에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를 다시 유도하는 원리로 수익을 얻는다. 그리고 특정 광고가 게재된 이유, 광고 끄기 등의 도구를 제공하여 구글에 게재되는 광고를 사용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글의 문맥 타겟팅 광고

앞서 말했듯이 구글에게 광고의 의의는 중요하다. 그래서 그것을 계기로 등장한 것이 검색 결과, 블로그, 메일 등의 문맥을 해석해 광고를 표시하는 광고 체제다. 특정 내용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광고가 제격이다’라고 판단하는 식의 광고가 문맥 타겟팅 광고에 속한다.

구글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저자가 강조하는 구글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다. 구글 서비스의 핵심인 검색 기술의 경우, 언어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구글 서비스의 세계화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었다. 또한 인터넷으로 인해 각국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 비슷해지면서 시장 진출의 기회가 잦아진 것도 이유가 된다.

모바일과 구글

저자는 구글이 모바일을 통해 더욱 발전했다고 말한다. 작가는 “모바일 이용이 증가한다고 해서 구글이 이득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이전에는 집에서만 달랑 몇 분에서 몇 시간 구글을 이용하던 사람이 모바일로 한 시간이라도 더 구글을 사용하게 된다면 구글의 검색 횟수는 모바일 이용량에 따라 늘어나게 되므로 구글은 모바일 시장에서 더욱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와 PC 인터넷 사용자 중 어느 쪽의 비율이 더 높으냐고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라는 즉각성과 편의성이다.

타인의 권리에 대한 구글의 입장

구글의 사업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큰 예 중 하나가 바로 ‘스트리트 뷰’ 다. 스트리트 뷰는 구글맵스나 구글어스 등 지도 서비스상에서 도로를 클릭해서 주변을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것은 자동차에 카메라를 탑재해 실제 촬영한 것을 데이터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개인 프라이버시의 침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카메라에 개인의 모습이 그대로 찍힌 채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집의 문패까지 찍혀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용자는 구글의 스트리트 뷰 서비스에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 구글의 기본 대처 자세는 사후 승낙이다. 일단 일을 해 보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 때 대처하겠다는 방식이다. 물론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구글의 이런 대담한 정신이 있었기에 구글은 지금만큼 성장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앞으로의 구글, 어떻게 진화하나

구글의 진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비록 구글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최근 몇 년간 구글을 이용했던 기록이 남아 있는 ‘웹 기록’이나 스트리트 뷰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 구글은 오히려 ‘천진난만하게’ 대처한다. 저자는 구글이 “우선 해보고 문제점은 나중에 해결하자!”는 무모하면서도 진보적인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마치 어린 아이가 생각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기존의 기업들은 이러한 생각들이 위험한 생각이라고 믿으며 그것을 피해 왔다. 그러나 구글은 무엇이든 밀어붙일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었다. 구글이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진화할 것인지는 경영진들만이 알 수 있다. 어쨌거나 구글은 지금까지 자신들만의 가치관으로 고유의 인프라를 구축해 왔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저자는 ‘구글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다’라는 다소 편파적인 듯한 말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은 구글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자는 말이 아니다. 이는 구글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이 구글이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꿔 나갈지 지켜보라는 일종의 메세지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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