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노경은 생애 첫 완봉…공 102개로 끝냈다

입력 2012-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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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드래트 1차 지명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무려 9년간 기대주에 머물렀다. 10년간의 노력을 다 담은 듯한 투구. 노경은이 6일 잠실 넥센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마지막 타자 유한준을 내야 땅볼로 잡은 뒤 하늘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넥센전 9이닝 5안타 무실점 완벽 투구
“처음엔 6회까지만 던지려했는데” 감격
정명원코치 ‘완봉욕심 내라’ 조언 큰힘


두산 노경은(28)은 6일 잠실 넥센전 7회초를 실점 없이 막아내고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팀이 3-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산 정명원 투수코치는 노경은을 불렀다. “(노)경은아, 이제는 완봉 욕심을 내야 한다.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완봉을 하게 되면 선발투수로의 입지나 다음 경기에 출전할 때 너에게 도움이 된다.” 투수코치가 용기를 북돋아줘 노경은도 마음을 다잡았다.

처음 마운드에 올라갈 때는 6이닝 무실점이 목표였던 노경은도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8회초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무사 1·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노경은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투구수가 적어 힘도 남아 있었다. 노경은은 이후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무사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노경은은 결국 이날 9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총 투구수도 102개에 불과할 정도로 효율적이었다. 롯데 유먼, 넥센 나이트, KIA 윤석민에 이어 올 정규시즌 4번째 완봉승이자, 두산 투수들 중에선 첫 완봉승이었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올해까지 꼭 10년간 기량을 갈고닦은 끝에 얻어낸, 무척이나 값진 결과다. 2010년까지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노경은은 올해 선발투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전까지 잦은 부상으로 몸의 밸런스가 깨졌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됐다. 그로 인해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구질도 좋지 못했다.

그러나 노경은은 두산 코칭스태프의 전폭적 지원과 신뢰 속에 몸을 추슬렀고,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으로 재무장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6월부터 선발투수로 전업한 이후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오늘 노경은이 완벽하게 지배한 경기다. 완투로 중간투수를 쉬게 한 것도 고무적이고, 노경은의 호투가 타자들의 집중력을 높여 점수가 나왔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두산 노경은=처음에는 완봉할 생각이 없었고, 6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투구수가 적었고, 투구수를 조절해서 7이닝을 던지게 됐다. 이후 정명원 투수코치의 조언을 듣고 완봉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야수들이 뽑아준 4점이 매우 크게 느껴졌다. 그동안 볼넷을 많이 허용하면서 실점했는데, 오늘은 안타를 맞더라도 볼넷을 안준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볼넷을 하나 기록한 점은 아쉽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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