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처·추가 투약자 수사확대 가능성
톱스타·인기가수 등 소문 나돌아 촉각
여성 방송인 A씨가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마약류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14일 구속됐다. 이에 따라 연예계 주변에 나돌던 일부 연예인의 프로포폴 투약 루머와 관련해 사법당국이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분리된 2010년 이후 구속된 사례는 A씨가 처음인데다 그 대상이 연예인이라는 점에서도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춘천지방법원 형사과(정문성 판사)는 이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13일 강원지방경찰청 외사계는 A씨가 4월 서울 강남의 한 네일숍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해 프로포폴을 투약했고, 당시 가방에서 20mm 용량의 프로포폴 5병이 발견됐다는 정황을 포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A씨가 프로포폴을 구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증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검찰의 A씨 기소 과정에서 진행될 보강 수사 등을 통해 프로포폴 구입처와 추가 투약자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A씨 사건으로 이번 사건을 종결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일부 언론은 ‘검찰이 군 복무 중인 인기가수가 휴가를 나와 프로포폴 투약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예계는 이 같은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프로포폴이 일부 연예인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프로포폴은 일명 ‘우유 주사’로 불리며 톱스타를 포함해 일부 연예인들이 투약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바쁜 일정에 쫓기는 연예인들에게 프로포폴은 피로 해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환각 효과로 인해 잠을 푹 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줘 피로 회복제 정도로 인식돼 왔다. 성형수술을 받거나 수면클리닉을 찾아 중독되는 경우도 다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로 인해 마약류로 분류돼 왔다.
한편 A씨가 출연 중이던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에서 그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해온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하차는 불가피하다”며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던 만큼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프로그램 관계자 역시 “출연 분량의 통편집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