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이루 “정상에서 바닥까지 모두 경험…이젠 큰 욕심 없어”

입력 2012-09-21 17: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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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욕심을 버렸어요.”

가수 이루(본명 조성현·29)가 한껏 성숙해져 돌아왔다.

어느덧 데뷔 8년차 고참 급 가수가 된 이루는 지난달 8일 발매한 미니앨범 ‘Feel Brand New Part 2’의 타이틀곡 ‘미워요’ (Feat. 비스트 용준형)로 1년 6개월 만에 가요계에 컴백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그는 발라드 가수로서 강하게 인식 됐던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일부러 바꾸려고 시도한 건 아니에요. 사실 이전 미니앨범에서 변화의 시도가 조금 있었어요. 원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발라드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굳이 앨범을 발라드로 고수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죠. 그간 안전하고 편한 쪽을 선택하긴 했지만, 이번 앨범은 그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곡들로 채웠어요. 여러 가지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세간에 잘 알려진 것처럼 이루는 트로트 계의 대부 가수 태진아의 아들이다.

그가 가수로서 살아온 8년이라는 시간은 인간 조성현을 ‘발라드 왕자’ 가수 이루로 만들기 위해 많은 것들을 가르쳤다.

“2005년 처음 데뷔 했을 때는 아버지이자 가수 태진아의 벽이 너무 컸어요. 소위 말하는 연예인 2세이고 현역에서 같이 활동하고 같은 회사 라인이다 보니 몇 몇 분들이 색안경을 끼고 저를 보셨죠.”

데뷔 후 1년만인 2006년 ‘까만안경’으로 공중파 1위의 영예를 누렸던 그는 때로는 연예인 2세라는 편견으로 인해 말 못한 아픔을 겪었다.

“어려서는 열심히만 하면 다 잘 될 거라 생각했는데 넘어지고 나니 많이 아팠어요. 외부의 시선도 눈치를 많이 보고 철없이 아버지를 원망도 했지만 어느 순간 아버지에게 원망을 돌리던 과거의 내가 후회스럽더라고요. 아버지를 냉대했던 시간을 기억하면 마음이 아파요.”

한국 나이로는 30살. 그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가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 중이다.

“사실 저 스스로 지금까지의 가수활동을 평가하면 이제 반타작인 50점이에요. 정상에도 서봤고, 바닥도 경험해 봤지만 인기는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음악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꿈 하나를 보고 가는 것 같아요. 음반을 만들 땐 욕심을 부리지만, 앨범이 나오면 욕심을 딱 접어요. 3집 때부터 욕심을 버리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루는 가수이기 전에 한창 연애가 고픈 가슴 뜨거운 열혈 청년이다.

“결혼? 가정적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결혼은 빨리 하고 싶어요. 이상형은 항상 바뀌는데 관심사가 같은 사람이 좋아요.”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힘이 되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어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는 빨리빨리 준비해서 자주 만날 수 있도록 할게요. 같이 늙어가는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만들고 싶어요.(웃음) 팬들과 소통하며 힘을 키우는 가수가 될게요.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다음은 일문일답


-1년 6개월 만에 컴백인데 공백기의 두려움은 없었나요?

“회사에 가수가 많아졌어요. 회사 후배인 에일리가 ‘불후의 명곡’에 나가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되는게 눈에 보이잖아요. 처음엔 정말 좋았죠. 어느새 괜한 배 아픔이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할 수 있는데 하고 생각이 됐어요(웃음). 가수는 무대에 대한 갈증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가수로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늘 달고 살 수 밖에 없죠.”

-댄스에 대한 부담은?

“매일처럼 안무 연습에 힘을 썼어요. 하루에 4시간씩 한달 반을 연습했죠. 하나의 손짓도 힘들더라고요. 그런 하나의 동작 자체도 큰 시도였어요.”

-비, 세븐, 태양처럼 더 멋진 춤을 추고 싶을 텐데요

“제가 너무 갑자기 심하게 가면 과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연습실에 가면 춤에 대한 욕망이 끌어 오르죠. (웃음) 제게 맞는 춤을 추려고 합니다.”

-선배 가수 싸이와 K-POP 아이돌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우리가 어렸을 때 팝을 들으면 멋있어 보였잖아요. 이젠 그게 바뀐거죠. 이젠 한국음악이 그런 힘을 가진 것 같아요. 그런 한 부분을 제가 빨리 참여하고 싶을 뿐이에요. 자랑스럽고 감사할 뿐입니다.”

-비스트 용준형이 피쳐링에 참여했는데 같이 작업해 보니 어땠나요.

“색이 강한 친구인 것 같아요. 용준형이 얼마 전에 백지영 누나와 작업을 해서 같이 하자고 물어 보기가 미안했어요. 하지만 곡을 살릴 친구가 용준형 밖에 없다고 생각해 부탁을 했죠. 함께 가이드 녹음을 하는 날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단한 친구예요.”

-인도네시아 영화 '헬로우 굿바이'에 까만안경이 등장할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고 들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그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했어요. ‘까만안경’도 그 영화 O.S.T에 수록됐더라고요. 프로모션차 인도네시아에 갔었어요. 아무도 저를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갔더니 공항에 200명 정도가 나오셨어요. 활동을 하던 시기도 아니었는데 그때 한류의 힘을 그때 느꼈어요. 현지 팬들이 1집 타이틀 ‘다시 태어나도’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셔서 불렀는데 그분들이 한국어로 따라 불러주셨어요. 정말 놀랐고 감사했죠.”

-해외진출 계획은?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에서 공연을 개최해서 팬들을 만나보려고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투어를 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20대와 30대에 부른 발라드의 차이점이 있나요?

“20대 불렀던 곡들은 발라드 흉내를 낸 것 같아요. 가사를 흉내 내고 감정을 흉내내고 했죠. 사랑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요. 30대인 지금 사랑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부르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발라드에 대한 전달력이 늘었죠.”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이름을 단 공연을 해보는 게 목표에요. 2008년에 공연을 한 번 하고 군대에 갔어요. 그때의 좋은 향수가 남아 있어요. 방송이 아닌 무대에서 자주 팬들을 만나야 할 것 같아요. 보컬리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제공 | 이루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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