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만명 돌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3대 흥행 키워드

입력 2012-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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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류승룡의 탁월한 연기력과 역사와 허구가 만난 팩션 사극의 강점을 살려 흥행을 이어가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사진제공|CJ E&M

1. 연기대결

이병헌 vs 류승룡 동갑 배우
애증의 군신관계 열연 압권

2. 팩션사극

실존 광해군에 가상인물 섞어
관객들에 짜릿한 판타지 제공

3. 대선정국

킹메이커·이상적 군주 화두
정치 상황 맞물려 화제 연결

이병헌 주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흥행세가 예사롭지 않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3주차에도 평일 평균 15만 명씩을 불러 모으고 있다. 26일까지 관객수는 360만 명.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8일부터는 더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감독 추창민)와 맞붙을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데다 추석 연휴 역시 예년보다 길어 ‘특수’는 계속될 전망. ‘광해’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300만 명)도 넘어섰다.


● 대체 불가능한 배우…이병헌 VS 류승룡

조선의 왕 광해군과 광대 하선을 이병헌이 연기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추창민 감독이 이병헌을 캐스팅하려 짐을 싸 미국 LA까지 날아가 쏟아 부은 ‘공’은 영화 흥행으로 보상받고 있다.

첫 사극, 첫 1인 2역을 연기한 이병헌은 스크린에서 만만치 않은 힘을 뿜어낸다. 코미디, 휴머니즘,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연기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한동안 해외 활동에 주력하며 ’대중과는 멀어졌던’ 이병헌은 ‘광해’를 통해 친화형 스타로 선회했다.

충무로의 새로운 ‘흥행 보증수표’ 류승룡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지략가이면서 야심가인 허균을 연기한 류승룡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정중동’ 행보로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1970년생 동갑인 이병헌, 류승룡은 처음 호흡을 맞춘 ‘광해’에서 군주와 신하의 관계로, 때론 애정과 애증을 오가는 우정으로 시너지를 낸다.


● 팩션 사극의 진수…짜릿한 스토리

‘광해’는 익숙한 역사에 허구의 이야기를 가미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팩션 사극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실제로 존재한 조선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선(이병헌), 궁녀 사월(심은경), 도부장(김인권) 등 가상의 인물을 섞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했다.

광해군 시기 실제로 이뤄진 대동법, 호패 부활, 능숙한 외교 정책을 주요 소재로 다루면서 각각의 에피소드로 만들어 낸 솜씨가 돋보인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다만 예상 가능한 이야기의 결말은 엇갈린 평가를 받는 부분. 머리 쓰지 않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반대로 ‘익숙한 공식’을 따르는 대중영화이기도 하다.


● 대선정국과 맞물린 정치적 메시지

추창민 감독은 ‘광해’를 두고 “정치적으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감독의 바람은 바람일뿐. 어쩔 수 없이 시대의 상황과 맞물려 평가받아야 하는 영화라는 매체의 운명에서 ‘광해’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연일 뜨거워지는 대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읽히고 있다.

‘광해’는 결국 ‘이상적인 군주’를 지향하는 영화. ‘백성’을 우선하면서 부패한 권력과 맞서는 하선의 모습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킹메이커’로 나선 허균도 마찬가지.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하선과 허균의 모습에서 특정 정치인을 떠올리기도 한다. 극장에서 나오는 순간 잊히는 영화가 아니라 두고두고 대화의 소재가 되는 작품이란 의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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