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스캔들 vs 승리 스캔들, 파장은 같고 결과는 달랐다

입력 2012-11-19 09: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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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아이유-승리. 동아닷컴DB

아이유 스캔들 vs 승리 스캔들, 파장은 같고 결과는 달랐다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두 남녀가 최근 터진 각각의 스캔들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바로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며 삼촌팬들의 무한한 애정을 받았던 아이유 양과 ‘국민 아이돌 그룹’ 빅뱅의 막내 승리 군이 그 주인공이다.

아이유는 지난 11월 10일 트위터에 공개된 은혁과 찍은 사진으로, 승리는 9월 13일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를 통해 보도된 침대 위 사진으로 난데없는 홍역을 치러야했다.

두 국민 아이돌의 사건은 성적인 부분을 화두로, 둘 다 스캔들로 명명되며 논란이 됐다. ‘승리 스캔들’, ‘아이유 스캔들’은 각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각종 연예매체에 기사를 쏟아냈다.

또 누리꾼들은 두 사진의 진실에 대해 궁금해 하며 사건을 확대해나갔다. 파장의 양상은 비슷했지만 그 결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아진요’에서 ‘아믿사’까지…무엇이 그렇게 궁금한가

두 국민 아이돌에게 해당 사진 ‘한 장’의 영향력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특히 아이유의 사진은 지금까지도 논란이 쉬이 잠잠해지지 않는 상황이다.

단순히 아이유와 은혁이 함께 찍은 사진이라서가 아니다. 아이유는 잠옷을 입고 있고, 은혁은 피곤한 눈빛으로 어깨 부근이 노출된 상태로 찍혀서다.

아이유와 은혁의 스캔들이 불거진 사진. 사진 출처ㅣ아이유 트위터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사진은 올해 여름 아이유가 아팠을 때 은혁이 아이유의 집으로 병문안을 와 소파에서 함께 앉아 찍은 것”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팬들과 누리꾼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이다.

이후 인터넷상에는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가 개설되며 아이유에게 집요하게 진실을 묻는가 하면, ‘아믿사’(아이유를 믿는 사람들의 모임) 카페를 개설해 아이유를 믿어보자는 목소리도 생겼다. 하지만 ‘아믿사’ 역시 아이유에게 ‘믿음’이라는 무게로 그들이 믿고 싶은 무언가를 아이유에게 요구하는 자세다.

승리 역시 사건의 파장은 컸다.

9월 13일자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한류 아이돌 그룹 승리의 침대사진과 잠자리 버릇’이라는 제목으로 승리라고 언급한 한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이 보도됐다. 이와 더불어 승리의 은밀한 사생활을 폭로하는 이 여성의 인터뷰도 함께 실려 논란을 부추겼다.

승리 스캔들 발생 당시 누리꾼들이 합성의혹을 제기한 사진. 사진출처ㅣ온라인커뮤니티


기사가 보도된 후 누리꾼들은 해당 사진이 ‘합성이다, 아니다’를 논하며 승리의 스캔들에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승리에게는 아이유에게처럼 집요하게 진실을 요구하지 않았다. 단순히 팬들의 입장에서 사진 자체를 믿을 수 없다며 합성 여부에 의문을 가졌을 뿐이다. 승리의 사진은 의문의 상대에, 해당 사진과 함께 적힌 기사 내용에도 논란거리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소속사의 대응 “병문안이다 vs 반성중이다”

각각의 스캔들에 대처하는 소속사의 대응도 상이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 스캔들에 처음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빅뱅 멤버들은 사건이 열흘 정도 지난 9월 25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지디 프렌즈 라이브’ 방송을 통해 승리 스캔들에 대해 언급했다. 빅뱅 멤버 태양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겠다. (승리에게) 혼 많이 냈다. 반성하고 있다”며 “실수는 할 수 있다.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다”고 직접적으로 사과했다.

아이유 소속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YG엔터테인먼트보다 더욱 빠르게 대응했다.

사건이 터진 해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혁과 아이유의 관계를 친한 선후배 사이로 정의한 것. 소속사 측은 “아이유와 은혁은 아이유의 데뷔 때부터 가깝게 지내온 선후배 사이로, 은혁은 아이유의 어머니와도 함께 식사자리를 가질 정도로 절친한 사이”라며 “은혁이 병문안 온 당시 아이유의 집 소파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해명했다.

승리 스캔들은 멤버들 역시 ‘잘못’이라고 인정할 사건이었고, 아이유 스캔들은 ‘은혁과 연인 사이’라고 인정하거나 ‘과거에 가까운 사이였다’고 해도 ‘잘못’은 아닌 일인데, 아이유 소속사 측의 대응이 더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은 왜일까?

승리와는 달리 아이유 측이 그렇게 밖에 해명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아이유 소속사의 말이 ‘진실’임에도 당연히 ‘거짓’이라고 생각해버리는 이들의 고정관념, 그들의 사생활이야말로 더 의심스러운 것은 아닐지.

승리 스캔들보다 더욱 발 빠르고 확고한 대처에도 불구하고 아이유 스캔들은 더욱 큰 의문을 낳으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소녀팬 vs 삼촌팬, 이들이 스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스캔들이 불거진 후 팬들의 반응도 상이하다.

승리의 소녀팬들은 승리를 두둔하기에 바빴다.

스캔들이 불거진 당시에는 ‘사진 속 인물이 승리가 아닐 수도 있다’, ‘합성이다’라는 전면 부정부터, 사건을 인정하고 멤버들이 사과를 한 후에도 팬들은 ‘사생활 침해다’, ‘그럴 수도 있다’, ‘잘못을 인정했으니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승리의 팬들은 승리와 함께 싸잡혀 대중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반면 아이유의 팬들은 아이유에게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아이유의 관련 기사 댓글에는 ‘순수한 이미지였는데 실망했다’, ‘이제 오빠팬, 삼촌팬 기대하지 마라’, ‘노래 가사 속 오빠는 은혁을 지칭하는 것이었을까?’, ‘아직 수지가 남아있다’ 등의 댓글을 달며 개인적으로 질투하는 심리를 보였다.

오히려 제3자의 입장에 선 이들이 아이유를 두둔하며 ‘아이유가 연애를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이냐는 반응들이다.

물론 이처럼 팬들의 다른 반응에는 두 사람의 이미지가 다른 이유도 있다. 순수한 이미지를 내세운 아이유 스캔들과, 개구쟁이 이미지의 승리의 스캔들은 이미지 차이 자체로 스캔들의 영향력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스타를 좋아하는 똑같은 팬의 입장에서 소녀팬과 삼촌팬의 시각차를 새삼 느낄 수 있었던 두 사건이다.

스캔들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이 돌아선 팬이 있다면 진정으로 당신이 무엇을 좋아했는가를 묻고 싶다.

스타를 순수하게 그 사람 자체로 인정하고 좋아했는지, 혹은 좋아한다는 명목으로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스타가 아닌 자신의 이기적인 바람이 낳은 허구의 대상을 좋아했는지.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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