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유턴…곰들이 떨고있다

입력 2012-11-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년간 롯데에서 활약했던 홍성흔이 다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주장까지 맡게 돼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홍성흔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안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두산과 ‘4년 31억’ FA 계약

1. 포지션 중복돼 연쇄 주전전쟁
2. 두목곰 김동주 입지 흔들리나
3. 팀 떠날 보상선수 지명도 촉각

홍성흔, 오자마자 두산 주장 완장


홍성흔(36·전 롯데)이 프리에이전트(FA)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유턴 FA’에 성공했다. 2009년 FA 자격을 얻어 두산을 떠나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번에 4년간 31억원에 도장을 찍고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홍성흔의 복귀로 두산 선수단은 술렁이고 있다. 그의 영입이 몰고 올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포지션 중복, 내야전쟁 심화 가능성

홍성흔의 포지션은 지명타자다. 그러나 이미 두산에는 지명타자감이 넘친다. 일단 김동주(36)가 있다. 올해 66경기에 나가 타율 0.291, 65안타, 2홈런, 27타점으로 부진했지만 그는 팀에서 상징적인 4번타자다. 윤석민(27)과 최준석(30), 오재일(26)도 있다. 윤석민은 1·3루, 최준석은 1루 수비가 되지만 3루에는 이원석(26), 1루에는 오재원(27)이 있다. 오재원이 2루수로 출전할 수 있지만, 2루에는 또 고영민(28)과 최주환(24)이 있기 때문에 윤석민과 최준석이 지명타자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오재일 역시 수비보다 타격에 강점을 보여 올 시즌 이성열(넥센)과 교환한 전력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많아 내부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홍성흔마저 가세하면서 내야전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두산엔 두목곰이 두마리?…불협일까, 윈-윈일까



○파열음? 윈-윈 작전? 김동주 VS 홍성흔

두산 김태룡 단장은 홍성흔을 영입하면서 김동주와 ‘윈-윈’을 바랐다. 김동주와 홍성흔은 한 살 차이에, 두산에서 오랜 기간 함께 야구를 해왔던 사이다. 홍성흔이 돌아오면 김동주와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동주가 자극을 받아 좀더 기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둘의 포지션이 겹친다는 점이다. 김진욱 감독도 “(김)동주가 지금까지 팀에서 기록으로 보여줬던 프리미엄은 분명 있다”며 그 가치를 높이 샀지만 “그렇다고 팀을 이끌어야하는 사령탑으로서 대우만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동주나 (홍)성흔이는 이미 검증된 타자고 (윤)석민이, (오)재일이는 올해 가능성을 보여줬을 뿐이지만, 어차피 프로니까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꿰차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동주나 홍성흔도 살아남기 위해 실력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20인 외 보상선수도 골머리

보상선수 문제도 적잖은 골칫거리다. 이미 두산은 NC의 특별지명 때문에 보호선수 20인 외 1명(고창성)을 내줬다. 당시 두산은 SK, 삼성과 더불어 20인 외 전력이 가장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두산의 1.5군급 선수들은 타 팀에선 주전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진욱 감독도 “20인 보호선수 과제가 남아있다”며 고민에 빠졌다. 2009년 홍성흔이 두산에서 롯데로 옮겨갈 때 데려온 보상선수는 이원석이었다. 이제 홍성흔이 지명타자, 김동주가 3루수로 갔을 때 가장 애매한 선수도 3루를 맡고 있는 이원석이다.

즉, 이원석이 보상선수로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김태룡 단장은 “이원석은 매력적인 선수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과연 롯데는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누구를 빼내갈까.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