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게임에 외상 입고…셧다운제에 녹다운…위기 처한 한국 게임…“내가 구원하겠소!”

입력 2012-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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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게임의 파상공세와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위축됐던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이 2013년 주요 게임사들의 잇단 기대작 출시로 부활의 날갯짓을 할 전망이다. ( 큰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엠게임의 ‘열혈강호2’, 넷마블의 ‘마구더리얼’.

■ 2013년 국내 업체들 신작 러시

‘LoL’ ‘디아블로’ 등 외산 게임 인기에
신작 출시 연기 등 위축된 한 해 보내
정부정책도 국내 게임산업 발전 발목
내년 ‘아키에이지’ 필두로 부활 기대

2013년에는 한국 게임이 부활의 신호탄을 쏠까. 2012년 히트작의 부재, 규제 일변도 정부정책으로 위축됐던 한국 게임이 새해를 맞으면서 부상을 준비하고 있다. 여의치 않던 주변 상황으로 숨고르기를 하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양한 기대작을 내놓고 영광 재현에 나선다.


● ‘LoL’ 등 외산 게임 파상공세, 규제 일변도 정책 ‘이중고’

게임업계가 2013년에 기대가 큰 이유는 올해가 유래없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히트작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신작의 양 자체가 적었다. 2012년 주요 게임사들이 내놓은 신작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이중에서 게임업계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만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부진한 한국 게임에 비해 외산 게임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2011년 12월에 출시한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지금도 무려 30%에 육박하는 PC방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5월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디아블로3’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출시를 앞두고 열린 전야제 행사에는 한정판을 구매하려는 인파가 5000명 이상 몰려 뉴스가 되기도 했다. 또한 출시 뒤에는 전무후무한 40%대의 PC방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외산 게임들의 파상공세가 2012년 지속되자, 국내 게임업체들은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해 신작 출시를 연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인 정부 정책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던 한국 게임 산업의 발목을 붙들었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해 ‘21세기 새로운 통금제도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 기대작 쏟아지는 2013년…기대 걸어도 좋을까

하지만 2013년에 출시 예정인 국산 게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활의 기대를 걸만하다. 먼저 인기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다수 출시된다.

‘MMORPG의 아버지’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아키에이지’가 1월2일 서비스를 시작하고, 1월10일에는 엠게임이 ‘열혈강호2’로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또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천룡기’는 상반기, 웹젠의 ‘아크로드2’는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등도 테스트를 한다.

새 인기 장르로 급부상한 스포츠 게임도 새해에 다수 출격한다. 해외 유명 지적재산권(IP)에 한국의 기술력을 더해 제작한 넥슨의 ‘피파온라인3’과 NHN한게임의 ‘위닝일레븐 온라인’ 등 축구 게임은 이미 이번 달에 킥오프를 했다. 토종게임인 CJ E&M 넷마블의 ‘차구차구’도 내년 1월 중에 공개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7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프로야구 소재 게임도 잇달아 출시된다. 넷마블의 ‘마구더리얼’은 내년 1분기에, 한게임의 ‘프로야구더팬’은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 2013년에도 주변 여건은 여전히 ‘답답’

기대작들이 잇달아 등장하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외산 게임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에 잇달아 지사를 설립한 중국 등 해외 게임업체들이 활동을 더욱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부의 규제 정책도 변수다. 앞으로는 2012년에 게임 시장에 새 희망을 던져준 스마트폰 게임에 대한 셧다운제 도입까지 추진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고된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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