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히어로’로 30대의 초입에서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래원은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연기”에서 에너지를 찾는다고 말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스스로 역할 만드는데 늘 목말랐던 나
지대한 연기보며 긍정의 에너지 받아
악역도 사극도 좋아…관객이 그리웠다
배우 김래원(32)은 갈증을 느끼는 듯 보였다.
군대를 다녀온 뒤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 30대로 접어든 나이가 가져다준 책임감, 자신을 한껏 드러내는 배역을 만나야 한다는 욕심이 복합된 심정처럼 보였다. “몇 개월 조용히 지내려고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는 김래원은 “열심히 작품을 찾고 골라서 여러 편을 하고 싶다”면서 “그래야겠죠?”라고 물으며 동의를 구했다.
김래원이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9일 개봉하는 ‘마이 리틀 히어로’(감독 김성훈). 그가 시나리오를 받은 건 2년 전 드라마 ‘천일의 약속’ 촬영에 한창이던 때였다. “배우 스스로 역할을 만드는 연기에 목말랐던 시기”라고 김래원은 돌이켰다.
“시나리오에 내 의견을 더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천일의 약속’으로 개인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배우로 느끼는 갈증은 또 다른 문제이니까. 그래서 이 영화 출연을 망설이지 않았다.”
영화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그 소통을 이어주는 인물은 김래원이 연기한 뮤지컬 음악감독 유일한. 성공지향적인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혼혈 소년을 만나면서 오랫동안 잊고 살던 꿈을 찾아간다.
영화 개봉을 기다리며 관객 평가를 앞둔 지금, 김래원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30대를 시작하는 배우로서 대중의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 역할을 원한다”는 꿈이다.
“지금처럼 편안한 연기 패턴을 유지할지, 스타일을 확 바꿔 놀라움을 안겨야 하는지 고민이 깊다. 뛰어난, 빛나는 연기자는 아니어도 보여줄 준비는 되어 있으니까. 악역도, 사극도 가리고 싶진 않다.”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아역 지대한과 함께한 색다른 연기 경험도 김래원을 자극했다. 그 역시 중학생 때 청소년 드라마 ‘나’로 연기를 시작한 덕분에 초등학생인 지대한을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남달랐다.
“(지)대한이와 내가 영화에서 맺은 관계가 현실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진 것 같다. 처음엔 서로 낯설어 호흡이 맞지 않았다. 대한이에게 ‘거짓말 같은 대사가 있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곤 했다. 마음이 가는 대로 연기하라고.”
“서로 긍정의 에너지를 받았다”는 김래원은 “이 영화로 관객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진다면 만족한다”며 “나는 또 다시 새로운 변신을 찾아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