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로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WBC는 축구의 월드컵 만큼의 위상을 갖고 지는 않지만 현재 열리는 국제적인 야구 대회 중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유일한 대회다.
물론 국제야구연맹(IBAF)가 주관하는 야구월드컵이 있지만 이는 국내서조차 2진급이 나서는 대회로 권위가 떨어진다.
국내에서 WBC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 구성에 이르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이 프로야구 팬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 현지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최근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설문 조사결과 미국인의 약 60%가 WBC 시청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미국인들이 국제 야구대회에 관심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 이를 대체할만한 볼거리가 있기 때문.
이른바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 대학스포츠연맹(NCAA)이 주최하는 전미 대학농구선수권 토너먼트다.
미국인들은 3월 한 달간 대학 농구에 열광한다. 미국 프로농구(NBA)도 아닌 대학농구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고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 있기 때문이다. 토너먼트방식의 단판 승부로 이변이 속출하는 것도 큰 이유다.
특히 16강인 스윗 식스틴(Sweet Sixteen), 8강인 엘리트 에잇(Elite Eight), 4강인 파이널 포(Final Four)에 접어들면 미국 전체가 대학 농구만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해에는 켄터키대학교가 캔자스대학교를 67-59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물론 정규시즌을 대비해 몸을 만들어가는 메이저리거의 특성상 3월 초에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것도 WBC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NCAA 토너먼트다. 이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WBC는 계속해서 대회를 주관하는 나라인 미국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