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3차례나 토미존 수술, 괜찮습니까?

입력 2013-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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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왼쪽)-이동현. 스포츠동아DB

권오준, 재기 가능성은

국내선 첫 사례…스포츠의학계 주목
LG 이동현, 2차례 이식 뒤 재기 성공
일본에선 4차례 수술 후 복귀 사례도


삼성 권오준(33)이 23일 일본 군마현의 게이유 정형외과에서 3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는다. 3차례나 새로운 인대를 팔꿈치에 이식하는 수술은 국내에서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어서 한국프로야구와 스포츠의학계는 그 결과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토미존 서저리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은 흔히 ‘토미존 서저리’라 불린다. 1970∼1980년대 이 수술을 최초로 받은 LA 다저스의 좌완투수 토미 존의 이름에서 따왔다. 1974년 프랭크 조브 박사의 집도 아래 손상된 왼팔의 인대를 제거하고 싱싱한 오른팔의 인대를 이식한 수술이 성공하면서 토미 존은 이후 14시즌을 더 뛰었다.

국내에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소개되고 있는데, 의미를 놓고 보면 ‘팔꿈치 인대이식수술’ 또는 ‘팔꿈치 인대교체수술’이라 할 수 있다.


○3차례 팔꿈치 수술, 권오준과 이동현의 다른 점

LG 이동현(30)도 2004년과 2005년, 2007년 팔꿈치 수술을 3차례나 받았다. 같은 부위를 3차례 수술한 선수는 사실 권오준보다 이동현이 먼저다. 그러나 이동현과 권오준은 약간 다른 케이스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동현은 팔꿈치 인대수술은 3번 받았지만, 인대이식수술(토미존 서저리)은 2차례 했다. 2004년 말 오른쪽 손목 인대를 떼어내 오른쪽 팔꿈치에 이식하는 수술을 처음 받은 뒤 2005년에는 같은 부위에 재수술을 했다. 검진 결과 인대는 싱싱했다. 그러나 인대가 팔꿈치 뼈를 물고 늘어지면서 헐거워졌고, 핀으로 고정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뼈 부분이 깨져 있었던 것. 결국 뼛조각을 다 제거하면서 다시 인대를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핀을 박는 수술을 했다. 2007년에는 새 인대로 교체하는 수술을 했다. 이번엔 왼쪽 손목 인대를 오른쪽 팔꿈치에 이식했다.

권오준은 1999년 오른쪽 손목 인대를 오른쪽 팔꿈치에 이식했다. 2008년에는 왼쪽 손목의 인대를 잘라 오른쪽 팔꿈치에 심었다. 이번엔 다리의 오금 부위 인대를 오른쪽 팔꿈치에 이식한다. 신체의 각기 다른 부위 인대를 3차례나 새롭게 이식하는 수술은 국내 투수 중 최초다. 그것도 국내에선 생소한 오금 인대 이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권오준은 재기할 수 있을까?

해외 사례지만 일단 3차례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도 재기에 성공한 사례는 있다. 이번에 권오준이 수술을 받는 게이유 정형외과 이토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대마신’으로 불린 일본의 사사키 가즈히로가 무려 4차례나 수술을 했다. 사사키 외에도 일본프로야구 선수 중 3차례 수술한 뒤 재기한 선수도 꽤 있다는 설명에 권오준도 용기를 얻었다.

3차례 같은 부위의 수술을 먼저 경험하고 피나는 재활훈련 끝에 재기한 이동현은 22일 전화통화에서 권오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권)오준이 형이 다시 수술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형이 겉으로는 태연한 척해도 사실 불안할 것이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유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세 번째는 정말 야구인생을 걸어놓고 하는 수술일 것이다. 그래서 2번째까지와는 달리 모든 게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실패하면 이제 야구 못하는 거다. 조급해지지 않아야 한다. 아예 1년 더 쉰다고 생각하고 안전하게 재활훈련을 해야 한다. 오준이 형이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응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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