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씨엔블루, 외모에 묻힌 실력 비로소 ‘만개’하다

입력 2013-01-31 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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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이 놀기 바쁜 모범생 밴드’

연예보다 일이 좋고 술 대신 커피를, 게임 대신 향초를 피우며 생각에 잠긴다는 그들. 지나치게(?) 건전해 보이는 4인조 밴드 씨엔블루(CNBLUE, 정용화 이종현 이정신 강민혁)가 돌아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자작곡으로만 이뤄진 앨범입니다. 믹스와 마스터링까지 우리 손으로 끝냈어요. 부담도 컸지만 이제야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고 기뻐요.” (모두)

씨엔블루는 데뷔한 지 정확히 3년이 되는 날인 지난 14일 자작곡으로만 이뤄진 네 번째 미니앨범 ‘리:블루’(Re:BLUE)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에 담긴 6곡 중 5곡은 정용화가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썼으며, 나머지 1곡은 이종현이 만들었다. 또 그들은 컴백과 동시에 2주째 모든 음악 방송을 올 라이브 연주로 소화하며 뮤지션으로서의 내공을 뽐내고 있다. 씨엔블루의 실력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들은 국내 음원 차트 올킬에 이어 최근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데뷔 초, 배우 뺨치는 외모 때문에 ‘핸드싱크 밴드’(틀어 놓은 반주에 악기를 연주하는 손을 맞춰 연주하듯 보이게 하는 것)라는 오명을 받았던 그들이지만, 씨엔블루는 이번 앨범을 통해 ‘아이돌 밴드’를 넘어 ‘진짜 밴드’로 거듭났다.

또 국내와 아시아 각국을 오가며 활동하던 씨엔블루는 월드투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아닌 밴드의 월드투어는 케이팝의 발전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겠다.

씨엔블루는 10개월의 공백기동안 음악 이외에도 연기와 예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일찍이 SBS ‘미남이시네요’와 MBC ‘넌 내게 반했어’로 ‘연기돌’로 거듭난 정용화 이외에도 이종현이 SBS ‘신사의 품격’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강민혁과 이정신은 각각 KBS2 ‘넝쿨째 굴러 온 당신’과 ‘내 딸 서영이’에 출연해 연기자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외톨이’에서 뮤지션으로 거듭난 꽃남들 “초심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의 컴백이다. 소감은?
“한국에서의 첫 자작곡 앨범이다. 부담이 많았지만 기쁘게 작업했다.” (정용화), “지난해 ‘이어폰’으로 6주밖에 활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1월부터 앨범을 낸다. 설레고 즐겁다.” (이정신)

-이번 앨범을 자평한다면.
“나머지 멤버들이 다 방송활동을 할 때 용화 형이 1년간 활동을 쉬며 곡을 많이 만들었다. 이번 앨범은 작사 작곡을 넘어 믹스와 마스터링까지 참여했다. 결과를 떠나 후회 없는 앨범이다.” (이정신), “타이틀곡 한 곡만 자작곡이 아닌 것에서 자작곡으로 바뀌었다. 컴백 무대도 밴드 연주까지 라이브로 꾸몄다. 우리가 보기엔 사소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크게 바뀌었다고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강민혁), “이제야 속이 시원하다.” (이종현)

-‘리블루’ 특히, ‘아임쏘리’가 기존의 곡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변화의 계기가 있었나.
“씨엔블루는 그간 ‘외톨이야’의 이미지가 강했다. ‘헤이유’를 내고 얼마 뒤에 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어느 군인이 우리를 보고 ‘어! 외톨이야다’라고 하더라. 어느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인사해. 외톨이 오빠야’라고 소개하더라.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동시에 ‘외톨이야’ 이미지를 뛰어넘고 싶었다.” (정용화, 이정신)

-씨엔블루가 하고 싶은 음악이라는 것은.
“우리는 앞으로 30년은 더 음악을 할 생각이다. 그렇기에 미리 장르를 구분 짓고 싶진 않다. 매 순간 가장 하고 싶은 음악을 할 뿐이다. ‘씨엔블루만의 색깔’ 보다는 ‘씨엔블루가 보여줄 수 있는 어떤 것’을 만들고 싶다.” (모두)

-밴드를 시작하면서 지키고자 했던 초심이 있나.
“백발이 되고 머리가 빠져도 음악을 하는 것이다. 오래오래 무대에 서고 싶다.” (이종현)

-음원 발표 후 시간마다 순위 검색을 했다고 들었다.
“안 하려고 하다가도 어느새 손이 가더라. 음원 사이트에서 이름을 검색해 보면 내가 작곡한 곡들이 나열된다. 새삼 신기하고 기쁘다. 똑같은 음악이지만 작업실에서 트는 음악보다 음원차트에서 듣는 게 더 좋더라.” (정용화)

-음원 순위가 떨어질 때의 기분은.
“1위 할 때는 날아갈 정도로 기뻤다. 엄마한테도 자주 전화가 온다. 엄마 역시 ‘어깨가 들썩들썩한다’고 하시더라. 그러면 난 ‘당연하지 아들 곡이니까’라고 답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 건지 순위에 연연해 하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떨어진 걸 확인할 때면 ‘헉’하고 놀란다.” (정용화)


▶소녀시대·무한도전 음원 논란? “참신하다…결정은 대중의 몫”

-음반 이외에도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도 많이 올라갔다. 변화가 있다면.
“팀이 아닌 혼자 하는 일에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자신감이 생겼다. 드라마를 통해 자신에게 자신감도 생기고 장르를 떠나 개인적으로 좀 더 성장한 것 같다. 그래서 무대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뀌는 거 같다. 하하.” (모두)

-스스로 곡을 쓰는 입장에서 이번 소녀시대의 곡은 어떻게 보나.
“좋아한다. 소녀시대니까 그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거 같다. ‘참신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정용화), “소녀시대 아니면 과연 누가 그 곡을 표현할 수 있을까.” (이정신), “무대 보고 ‘역시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종현), “다 검은색 머리인데 그들만 민트색 머리를 한 느낌? 신선했다.” (강민혁)

-무한도전 ‘어떤가요’ 음원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북 멋쟁이’를 열심히 듣는다. 다양한 노래가 있어야 생각한다. 프로작곡가부터 아마추어까지 다양한 장르와 참신한 곡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명수형 노래 생각하면서 이해 못 한 것들, 배우면 오히려 못하는 것들을 참신하게 느꼈다. 다양한 곡이 많아야 대중음악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케이팝 잘되는 것도 아이돌의 활약도 있지만 그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곡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좋으면 장르나 시작은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런 노래가 1위를 한다고 우리가 설 자리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들었을 때 좋은 음악 좋은 음악이라 생각한다. 즐겁자고 하는 음악인데 굳이 따질 필요가 있을까. 선택은 대중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다들 젊고 혈기왕성한 시기다. 연애는 안 하나.
“넷이 있을 때 제일 좋다. 방송에서 워낙 말을 많이 하니까 집에 오면 혼자 있는 게 좋다.” (모두), “집에 와서 향초를 피우고 조용히 음악 듣는 게 좋다. 사실 많이 바쁘다. 외로울 시간도 없다. 아직까진 일이 좋다.” (정용화)

-월드투어 준비는 잘 되어 가나.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케이팝이 붐이 되면서 우리 곡도 자연스레 받아들여 주는 것 같다.” (이정신)

-‘커피숍’이란 곡이 있던데 정용화는 커피를 즐기나.
“정말 좋아한다. 물 대신 커피를 마시는 정도다. 콘서트 할 때도 물 대신 커피를 놓고 한다.”

-풀고 싶은 오해가 있나.
“예전엔 ‘연주를 할 줄 아느냐?’, ‘진짜 연주를 하는 게 맞냐?’ 식의 오해와 악플이 있었다. 이젠 해탈했다.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 (모두)

-수입은 어떻게 관리하나.
“모든 수입은 부모님께서 다 관리하고 있다.” (모두)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최대한 많은 앨범을 내고 싶다. 디지털 싱글도 내고 최대한 많은 곡으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 (모두)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FNC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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