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통신원의 네버엔딩스토리] 아드리안 곤살레스, LA 다저스 ‘4번 괴물’ 류현진 특급도우미 찜

입력 2013-0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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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 곤살레스. 동아닷컴DB

■ 아드리안 곤살레스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이민자의 나라 미국. 그 중에서도 LA는 뉴욕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멜팅 팟(Melting Pot)’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살고 있는 곳이다. 한인들만 해도 약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올 시즌 LA 다저스의 로스터를 보면 루이스 크루스(멕시코), 로날드 벨리사리오(베네수엘라), 라몬 카스트(푸에르토리코), 켄리 젠슨(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제도), 핸리 라미레스, 후안 우리베, 엘리안 에레라(이상 도미니카공화국), 야시엘 푸이그(쿠바), 류현진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또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브랜든 리그는 일본계 4세로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줄곧 하와이에서 조부모 밑에서 자라 동양권 문화와 매우 친숙하다. 그야말로 다국적 군단이라 할 수 있는 다저스가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하려면 선수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 면에서 1루수와 4번타자를 맡게 될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멕시코 야구국가대표출신 아버지로부터 재능 물려받아


13세때부터 샌디에이고 유망주…ML 1순위 프로생활
4년의 마이너리거…2007시즌 30홈런 100타점 활짝
보스턴 몰락과 함께 트레이드…다저스 핵심 전력으로



○아버지는 멕시코 국가대표 출신, 유망주에서 특급선수로

2000년 플로리다 말린스로부터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곤살레스는 실력도 뛰어나지만 영어와 스페인어를 모두 능통하게 사용한다. 1982년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그는 한 살 때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로 거주지를 옮겨 어린시절을 보냈다. 멕시코 야구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그는 13세 때 샌디에이고로 되돌아와 유망주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이스트레이크 고교 3학년이던 2000년에는 타율 0.645, 13홈런을 때려 샌디에이고 지역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전체 1번 지명자의 프리미엄은 없었다. 4년여의 힘겨운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4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뒤 2005년 말 고향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다. 레인저스에서와는 달리 주전선수 라이언 클레스코의 부상을 틈 타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은 곤살레스는 2006년 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24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MVP로 뽑혔다. 복이 저절로 굴러들어왔다고 판단한 파드리스 구단은 이듬해 3월 ‘4년간 총액 950만달러’의 조건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곤살레스는 ‘타자들의 무덤’이라 일컬어지는 펫코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2007시즌 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워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에는 상복이 터졌다. 타율이 0.279로 조금 내려갔지만, 36홈런 119타점을 올려 생애 처음 올스타로 뽑혔고, 골드글러브도 받았다. 2009년 메이저리그 최다인 119개의 볼넷을 얻어내면서도 생애 최다인 40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0년에도 타율 0.298을 기록하면서도 31홈런 101타점으로 활약해 파워와 정교함을 모두 뽐냈다. 3년 연속 올스타에 뽑힌 곤살레스는 그해 12월 1대4 트레이드로 보스턴 레드삭스로 둥지를 옮겼고, 2011년 4월에는 ‘7년 연봉 총액 1억5400만달러’의 초특급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영어와 스페인어 능통, 다국적군단 다저스 리더 기대

불과 4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특A급 선수로 탈바꿈한 곤살레스에게 아메리칸리그 무대도 좁기는 마찬가지였다. 2011년 무려 0.338의 높은 타율을 뽐내며 27홈런 117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곤살레스의 눈부신 활약으로 승승장구하던 레드삭스는 9월 7승20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둬 디비전(지구) 우승은커녕 와일드카드도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 결과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팀 리빌딩을 선언한 레드삭스 구단은 2012년 8월 26일 곤살레스를 비롯해 조시 베켓, 칼 크로퍼드, 닉 푼토 등을 다저스로 이적시켰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뒤 치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첫 경기, 첫 타석에서 곤살레스는 3점홈런을 터뜨려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곤살레스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36경기에서 0.297, 3홈런, 22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다저스도 이 기간 18승18패에 머물러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다시 새롭게 풀시즌을 시작하게 된 곤살레스는 “좋은 유대관계는 선수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도 이뤄져야 하는데, 다저스 구단은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다”며 “팀의 리더로서 동료들과 잘 화합해 팀의 우승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개인적으로는 중심타자로서 타점을 최대한 많이 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인 곤살레스가 영어권과 비영어권 선수들 사이에서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해 25년간 우승에 목말라 있는 다국적군단 다저스를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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