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좋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수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3일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의연함을 잃지 않고 선수단을 지휘했다. 류 감독이 2일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외야 펑고를 치고 있다. 타이중(대만)|박화용 기자
그러나 하루가 지난 3일 대표팀의 훈련장인 타이중구장에서 류 감독은 다시 긍정의 힘을 되찾고 있었다. 말을 할 때마다 힘이 있었고, 꼿꼿한 자세로 훈련을 지켜봤다. 감독이 흔들리지 않고 본래의 의연함을 되찾자 선수들도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2일 패배 후 숙소에서 선수들에게 “졌을 때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오늘 모두 공부 많이 했다.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짧게 말했다. 선수들은 이후 서로에게 거의 한마디도 없이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말은 없었지만, 힘 있는 눈빛을 주고받는 것으로 모든 것을 대신했다.
류 감독은 침묵하고 있는 타선에 대해서도 믿겠다고 했다. “타격이 안 풀리니까 수비도 영향을 미쳤다”며 “꼭 살아난다고 믿겠다. 상대 투수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지만 이승엽(삼성)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0-5로 패하면서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남은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2승1패로 대만, 네덜란드와 동률을 이루는 것이 우선이다. 투수는 실점을 최소한으로 막고 타선은 최대한 점수를 많이 올려야 2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남은 2승 중 1승의 중책을 맡은 선발 후보 송승준(롯데)은 3일 “야구에 9회말이 있듯이 아직 2경기가 남았다. 가슴에 태극마크가 있다. 후회 없이 던지겠다.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 있다. 태극마크에 먹칠을 하지 않겠다”며 “중압감보다 더 재미있어졌다고 생각하고 스릴을 즐기겠다. 반전이 꼭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타이중(대만)|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