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카타르에 2-1 극적 승리…손흥민이 해냈다

전광판의 시계는 멎었지만, 태극전사의 투혼은 꺼지지 않았다. 상암의 어두운 밤하늘에 함부르크의 샛별이 광명을 내렸다. 추가시간마저 모두 흘러 모두가 주심의 휘슬만을 쳐다보던 순간, 손흥민은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손흥민(위)이 경기 종료 후 김신욱(18번)의 품에 안겨 환호하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후반 종료직전 천금의 결승골 작렬
한국, 8회연속 월드컵 본선행 청신호

손흥민(21·함부르크)이 한국축구를 살렸다.

최강희호가 후반 종료직전 터진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카타르를 눌렀다. 한국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카타르를 2-1로 이겼다.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승리였다. 한국은 후반 15분 이근호의 헤딩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불과 3분 뒤 카타르 칼판 이브라힘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후반 35분 손흥민을 투입했다. 그러나 고대하던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막판이 되자 카타르는 특유의 지저분한 침대 축구를 구사했다. 쓰러지기만 하면 일어설 줄을 몰랐다. 후반 40분과 종료직전에는 양 팀 선수들이 엉겨 붙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광판의 시계가 멎었고 추가시간도 다 지나갔다. 팬들이 고개를 숙이던 그 순간, 손흥민의 오른발이 번쩍 빛났다. 이동국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손흥민은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그물을 갈랐다. 안타까운 탄식은 순식간에 열광적인 환호로 뒤바뀌었다.

한국의 최종예선 전적은 3승1무1패(승점 10)가 됐다. 한국은 한결 편한 마음으로 6월 4일과 11일, 18일 열리는 레바논(원정)-우즈베키스탄(홈)-이란(홈)과 3연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최강희 감독은 전반에 최전방 김신욱, 섀도 스트라이커 이근호, 좌우 미드필더에 지동원과 이청용을 배치하는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예상대로 전반 중반 이후 카타르는 10명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서는 밀집수비를 펼쳤다. 한국은 이청용과 이근호를 중심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7분 최 감독은 지동원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했다. 장신 공격수 이동국과 김신욱이 최전방에 섰다. 후반 15분 드디어 첫 골이 터졌다. 박원재가 상대 문전 왼쪽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이근호가 받아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헤딩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곧바로 추가골이 터질 것 같은 기대감이 조성됐다. 하지만 3분 뒤 찬물을 끼얹는 실점이 나왔다. 한국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였다. 입이 바짝바짝 말라가던 때 터진 손흥민의 한 방으로 한국은 되살아났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