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밋밋한 롯데 야구, 치아라 마! 안 본다”

입력 2013-05-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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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지역구에서도 전국구에서도 민심 다스리기에 실패했다. KIA와 함께 전국적인 티켓파워를 갖춘 구단으로 꼽히지만, 올 시즌 원정 흥행 성적은 참담하기만 하다. 지역구 부산 역시 마찬가지다. 사진은 14일 사직 NC전 3루쪽의 텅빈 관중석.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수도권 팬들조차 외면하는 롯데 야구

목동 주말 3연전 넥센 팬들 롯데 압도
전국구 인기구단도 옛말? KIA와 대비

타율·득점·홈런 최하위…스타도 부재
열정적인 롯데 팬, 성적보단 재미 우선

롯데 야구에 ‘주말 특수’가 사라졌다. 안방인 사직구장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 흥행전선에까지 불안한 조짐을 드리우고 있다. 올 시즌 롯데의 수도권 원정경기에 만원관중이 들어차지 않는 것은 사직 홈에서보다 더 심각한 현상이라는 게 야구계의 해석이다. 사직이라면 ‘부산 팬들이 언제라도 찾을 수 있는 곳’이므로 당장은 발걸음을 안 해도 넘어갈 수 있지만, 수도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수도권 팬들이 롯데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인기구단’의 위상 위협받는 롯데

24∼26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롯데-넥센의 3연전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주말 3연전 가운데 25일 경기만 매진됐다. 그것도 3회가 지나서야 만원사례를 이뤘다. 지난해까지 주말 목동 롯데-넥센전은 롯데 팬들이 채웠다는 것이 정설이다. 1루쪽 원정 관중석을 메우고, 3루쪽 넥센 관중석의 일부까지 롯데 팬들이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3연전에선 육안으로도 넥센 팬들이 롯데 팬들보다 많았다.

사정은 잠실구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잠실에서 롯데는 LG-두산과 4월에 한 차례씩 주말 3연전을 치렀는데, 각 한 경기씩 매진됐을 뿐이다. 지난해 대비 롯데의 수도권 원정경기 평균관중과 비교하면 늘거나 줄진 않았다. 그러나 기대감이 큰 4월에, 그것도 주말 3연전에 올린 관중 기록이 지난 시즌 전체평균과 비슷한 사실은 불안을 드리우는 신호다. 롯데와 더불어 전국구 인기구단의 쌍벽을 이루는 KIA가 올 시즌 4∼5월 잠실(6경기 전체 매진)과 목동(3경기 전체 매진)에서 이미 한바탕 티켓파워를 과시한 것과도 대비된다.


○‘롯데 스타일’ 상실한 롯데 야구

롯데 야구에 매진이 줄어든 이유는 다각적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롯데 구단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는 “지금의 롯데 야구는 부산 민심이 원하는 야구와 거리가 있다”고 말한다. 부산 민심은 ‘우승이 아니라 재미가 우선’인데, 올해 롯데는 어느 것 하나 잡지를 못하고 있다. 이런 불만을 롯데 팬들이 과거처럼 강한 반감으로 드러내는 식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대응하기에 더욱 문제다. 야구장 응원문화를 리드해온 롯데 특유의 열정적 응원문화가 밋밋한 야구와 결합하지 못하면서 야구장 가는 것이 재미없어졌다는 말들이 나온다.

팀 타율(0.253·공동 8위)과 팀 득점(158점·8위) 및 팀 홈런(10개·8위)이 최하위권이고, 스타의 이탈로 롯데 팬들을 끌어들일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관중 증가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난해 후반기 이미 입증됐다. 5년 연속 4강을 맛본 팬들이라 더 이상 4강만으로는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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