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수현 “‘해품달’ 찍고 커진 부담감 ‘은위’에서 내려놨죠”

입력 2013-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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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은 “배용준 선배 반응요? ‘잘 했는데 좀 아쉽다’고 하셔서 ‘기준이 너무 높으시다’고 말하고 도망쳤어요”라며 웃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도둑들’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수현(25)은 행복했지만 자연스레 겁도 많아졌다. 언행도 조심해졌고 차기작 결정도 고민스러웠다. 걱정이 많아져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무거운 생각들을 내려놓기로 했다. 부족해도 실패해도 도전해보자는 각오를 다지며 만난 작품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였다.

“도전의 욕구가 생기는 캐릭터였어요. 북한 정예 엘리트 요원과 동네 바보라는 극단의 캐릭터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끌렸어요. 저도 원작 웹툰을 정말 재미있게 봤거든요.”

원작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인기 작가 HUN의 작품으로 무려 조회수 2억 건을 돌파했다. 그래서 이 웹툰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웹툰 마니아와 작가의 팬들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미 높아진 기대치에 김수현의 마음 한 켠에는 연기에 대한 긴장감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함께 자리잡았다.

“연기를 못하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았어요. 캐릭터 연구를 많이 했고요. 원작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긴장도 했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으며 자신감으로 채웠어요. 내가 잘 하면 웹툰을 봤던 사람들도 영화를 보러 올 것이라 생각했죠. 긴장감과 자신감이 연기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남파된 북한 최정예 요원 원류환에서 동구라는 이름을 가진 ‘달동네 바보’가 되기 위해 김수현은 여러 바보 캐릭터를 생각했다. 숱하게 계단에서 넘어지고 콧물을 질질 흘리고 동네아이들이 머리에 돌을 던져도 아무렇지 않은 편안한 바보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김수현이 생각한 캐릭터는 다름 아닌 ‘텔레토비’였다.

“엉뚱하죠? (웃음) 텔레토비가 바보는 아니지만 옆에 있으면 편안하잖아요. 동네사람이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는 동구가 되고 싶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망가지는 연기가 좀 두려웠어요. 하지만 결국 배우로서 나를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했고 나를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배우 김수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자신을 내려놓으며 바보 연기를 펼친 김수현은 스크린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북한 최정예 요원 ‘원류환’이었다. 동네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순진한 바보가 됐다가도 사람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난도 액션도 있었다. 남파 특수 공작 부대 출신인 만큼 무술도 특공 무술을 배웠다. 원류환일 때는 북한 사투리도 써야 했다.

“동구를 할 때는 편하게 연기하면 되는데 원류환은 정말 힘들었어요. 일단 북한말을 써야했고요. 엘리트 요원이니까 간결하고 절도 있는 행동을 해야 했죠. 액션은 무술 감독님이 배우들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마음은 힘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혹독하게 연습해서 육체적인 고통은 확실히 있더군요. 한동안 액션은 안 하지 않을까.(웃음)”

김수현은 영화를 찍으며 ‘팬덤’도 제대로 경험했다. 한겨울에 차가운 비를 맞았던 전주 촬영장에서 밥차를 선물 받았고 스태프들 역시 칫솔, 치약 등 생필품을 받았다.

“팬들이 주신 선물 중에 메시지가 담긴 막대사탕이 기억에 남아요. 장난삼아 점을 보는 게임 같았는데 재미있었어요. 팬들 덕분에 추웠던 촬영도 무사히 마무리 했죠.”

김수현의 전작은 12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도둑들’. 이번 영화도 흥행할 수 있을지 묻자 “‘도둑들’ 만큼만 잘 됐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1000만?”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제 작품이 잘 되는 것만큼 좋은 게 있을까요? 공약이요? 영화가 잘 되면 박기웅 형, (이)현우, 손현주 선배님과 텔레토비 분장을 해볼까요?(웃음)”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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