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류현진 7승 도전 맞상대 ‘무패투수’ 코빈

입력 2013-06-12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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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코빈(24·애리조나).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류현진(26·LA 다저스)의 다음 등판 상대가 정해졌다. 내셔널리그 서부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류현진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7승 사냥에 나선다. 상대투수는 메이저리그 다승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패트릭 코빈(23).

코빈은 11일 현재 올 시즌 총 12경기에 선발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는 또 퀄리티 스타트를 11차례나 기록했을 만큼 내구성과 안정감이 좋다. 지난 5월 21일에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탈삼진 10개를 뺏으며 메이저리그 첫 완투승도 기록했다. 이날 피안타는 단 3개였으며 투구수는 고작 96개였을 정도로 효과적인 피칭을 펼쳤다.

코빈은 지난달 5번 선발 등판한 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고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1.53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로 선정됐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치며 투수부문 신데렐라로 떠오른 코빈이 고등학교 2학년 때서야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는 것.

미국 뉴욕 출신인 코빈은 남보다 훨씬 늦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3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투수로 활동했다. 고교졸업 시 14승 무패 탈삼진 139개를 기록했지만 스카우트 눈에 띄지 못해 뉴욕에 있는 한 2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야구를 더 하기 위해 플로리다에 있는 치폴라 대학으로 전학해서야 스카우트 눈에 띄었고, 이때부터 야구에만 전념하기 위해 병행하던 농구를 포기했다.

코빈은 2년제 대학야구리그에서 총 74.1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86개를 잡아내며 5승 2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소속팀 코치의 추천을 받은 LA 에인절스의 스카우트가 코빈의 잠재능력을 높이 평가해 2라운드에서 그를 지명했다. 전체 80번.

2009년 에인절스 산하 루키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코빈은 그 해 탈삼진 욕심 때문에 제구력과 투구밸런스가 무너져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2010년 싱글 A에서 8승 무패를 기록한 코빈은 더블 A로 승격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그 해 에인절스는 애리조나 투수 대니 하렌(워싱턴)을 영입하기 위해 1:4 트레이드를 통해 코빈을 애리조나로 보냈다.

애리조나로 이적한 코빈은 2011년 더블 A에서 뛰며 9승 8패의 성적을 올렸고 특히 그 해 27.1이닝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쳐 애리조나 마이너리그 역대 최장 무실점 기록도 달성했다.

2012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코빈은 평균자책점 0.57로 호투했지만 개막전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더블 A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67로 호투하자 같은 해 4월 30일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지난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한 코빈은 올해 개막전 명단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올 시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투구 폼이 간결하고 부드러운 데다 지금까지 많이 던지지 않아 어깨도 싱싱하다”며 “코빈이 장차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롱런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지난 9일 미국 현지에서 코빈을 만나 인터뷰했다.

패트릭 코빈(24·애리조나). 동아닷컴DB


다음은 코빈과의 일문일답.

-얼굴에 땀이 많다. 아직 운동 중인가?

“운동할 게 조금 더 남았지만 괜찮다. 지금은 휴식 시간이다.”

-클럽하우스에 선수들이 다 오지 않았다. 남보다 항상 일찍 나오는 편인가?

“그렇다. 선발투수이다 보니 등판하지 않는 날은 남보다 일찍 나와 체력운동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아주 좋은 편이다. 앞으로 등판할 경기도 많이 남아있고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체력이나 컨디션 모두 잘 유지해야 한다.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다음 등판 때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잘 관리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보다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체중을 좀 더 늘리고 싶은데 살이 잘 찌지 않는 체형이라 쉽지 않다. 지금 77kg 정도 인데 80kg까지 늘리고 싶다.”

-올 시즌 환상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그 것을 토대로 올 시즌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매 경기마다 집중하고 노력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그 외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

-보유하고 있는 구종은 몇 가지나 되나?

“투심과 포심 직구가 있고 변화구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진다.”

-인터뷰를 위해 사전조사를 해보니 너클커브도 던진다고 하던데?

“(웃으며) 잘못된 정보다. 물론 잠시 던지긴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너클커브는 던지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너클커브를 던져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있고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는 것보다 투심이나 포심 등 직구의 제구력을 다듬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그렇다. 그 전까지는 미식축구와 농구선수로 뛰었다. 그러던 중 농구팀 동료가 나에게 야구부에 지원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내가 남보다 신체조건(191cm)도 큰 데다 팔이나 어깨 힘도 자신 있어 야구부에 지원하게 됐다.”

-그런데도 이렇게 잘 던지나? 당신 어깨가 아직 신상품이라서 그런가?

“신상품? 하하. 자세힌 모르겠지만 전혀 상관이 없진 않을 것이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정해놓은 특별한 목표는 없다. 다만 매 경기 등판할 때마다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올 시즌 우리 팀 성적이 좋은 만큼 지금의 호투를 계속 이어가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는가?

“빅리그로 콜업됐을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했다. 특히 나보다 우리 가족들이 더 좋아하고 행복해 했다.”

-어렸을 때 롤모델은?

“뉴욕에서 성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키스를 좋아했고 그 중 나처럼 좌완투수인 앤디 페티트(양키스)를 가장 좋아했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웃으며) 아직 없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늘 일정한 시간에 클럽하우스에 나와 정해진 일들을 반복하는 편이긴 하지만 특별히 이 것이다 라고 말할 만한 징크스는 없다.”

-오늘 귀한 시간 내줘 고맙다. 올 시즌 계속해서 좋은 모습 기대하겠다.

“그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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