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실책으로 얼룩진 매팅리의 귀환

입력 2013-06-20 15: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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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매팅리(52) LA 다저스 감독. 동아닷컴

류현진 이치로 피홈런… 류현진, 시즌 3패째

브루클린 시절까지 포함해 다저스는 11번이나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를 만났지만 3승8패로 열세를 보였다.

19일 경기는 정규시즌 양키스타디움에서 두 팀의 첫 대결인데다 한국의 류현진과 일본의 구로다 히로키의 선발로 출격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경기였다.

이날 다저스는 양키스보다 2개가 많은 10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무려 4개의 에러를 저지르며 자멸해 4-6으로 무릎을 꿇었다.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는 유틸리티맨 스킵 슈마커가 구멍 역할을 제대로 했다. 2루수로 출전한 슈마커는 1회말 2사 후 로빈슨 카노의 평범한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에러를 저질렀다.

2회말 무사 1루에서는 스즈키 이치로의 원바운드 타구에 몸을 날렸지만 뒤로 빠뜨렸다. 내야안타로 기록되기는 했지만 타구가 빨라 충분히 병살로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결국 류현진은 라일 오버베이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3회에도 슈마커는 카노의 타구를 서두르다 떨어뜨려 두 번째 에러를 기록했다.

0-2로 뒤진 4회초 다저스는 무사 2, 3루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안드레 이디어가 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볼을 직접 잡아낸 구로다는 홈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역모션에 걸린 3루 주자 아드리안 곤잘레스마저 아웃시켰다. 곤잘레스의 어이없는 주루 실수 때문에 1점도 추격하지 못한 다저스는 분위기를 바꾸는데 실패했다.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류현진이 이치로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해 0-3으로 리드 당한 7회초 다저스는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2점을 추격했다. 그러나 2사 만루의 기회에서 닉 푼토가 구원투수 션 켈리의 바깥쪽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해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다음 타자가 다저스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야시엘 푸이그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최근 한국 팬들에게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는 로날드 벨리사리오가 7회말 어지간한 코미디 프로보다 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며 승부의 추를 다시 양키스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1사 1,2루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벨리사리오는 버논 웰스를 맞아 투수 앞 플라이볼을 유도해냈다.

초등학생도 잡을 수 있는 평범한 볼을 뒤뚱거리다 놓친 벨리사리오는 1루로 볼을 던지려다 타이밍이 늦은 것을 알고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그 때 뒤늦게 1루 주자가 2루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볼을 던졌지만 볼은 유격수 글러브 대신 중견수 쪽으로 멀리 날아가 2루 주자 제이슨 닉스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지극히 평범한 투수 플라이에 혼자서 에러를 두 개나 저지른 것.

이어 토마스 닐을 맞아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던진 벨리사리오는 바로 강판당했고, 이치로는 바뀐 투수 파코 로드리게스로부터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내 다저스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 넣었다.

다저스는 8회초 1사 후 핸리 라미레스가 좌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는 투런홈런을 때려 2점 차로 다시 추격에 나섰다. 안드레 이디어와 후안 우리베가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 1사 1, 2루의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날 경기의 ‘구멍’ 슈마커가 3루 플라이로 아웃당했고, A J 엘리스마저 3루 땅볼을 쳐 허무하게 이닝을 마쳤다.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돈 매팅리 감독의 첫 번째 친정 나들이는 허술한 수비와 짜임새 없는 공격으로 졸전을 펼친 끝에 패전으로 막을 내렸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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