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이승준(오른쪽). 사진|김영준 기자
잘 생긴 이승준(35·동부·사진 오른쪽)은 대만에서도 소녀팬들을 몰고 다닌다. 소녀들이 사진을 같이 찍고 싶다고 부탁하면 그는 흔쾌히 들어준다. 그런데 셔터를 누를 때 누군가가 획 나타나서 촬영을 훼방 놓고 도망간다. 문태영(35·모비스)이다.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최종 엔트리에서 이승준과 문태영 중 한 명은 빠져야 한다.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윌리엄 존스컵은 그들에게는 최종 서바이벌 경쟁무대다. 그러나 코트 바깥에서 둘은 우정을 얻었다.
프로농구에선 자신을 중심으로 팀 전술을 움직이게 만드는 ‘에이스’들인 이승준과 문태영이지만, 대표팀에선 팀원 중 한 명일뿐이다. 그럼에도 대표팀에 승선한 이유에 대해 둘은 똑같이 “나라를 대표해서 경기를 한다는 것은 가장 명예스럽다”고 밝혔다.
이미 2차례 국가대표를 경험해본 이승준은 11일 “나라를 위한 일인데 둘만의 경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에 도전하는 문태영도 “한국농구가 더 강한 전력을 찾기 위해 경쟁을 시킨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문태영은 대표팀에 최종 발탁되면 “(문)태종(LG)이 형이 나 다음으로 기뻐할 것”이라며 웃었다.
대표팀 최고참 김주성(동부)은 “문태영은 득점 해결능력, 이승준은 골밑수비와 리바운드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준의 출전 빈도가 더 높은 가운데 대표팀 유재학(모비스) 감독은 “거의 마음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신장체육관에서 열린 요르단전에서 대표팀은 강력한 압박수비와 김주성의 15득점, 김종규(경희대)의 8득점·7리바운드에 힘입어 57-47로 승리했다. 5승1패를 기록 중인 대표팀은 12일 일본과 대결한다.
신장(대만)|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