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확신합네다.”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북측 여자 대표팀 김광웅 감독의 당찬 출사표였다. 북측 여자 대표팀이 방한한 것은 2005년 이후 8년 만의 일.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감독은 “국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좋은 성과를 내겠다”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본래 동아시안컵 대회 조직위원회에 북측 사령탑으로 등록된 건 김광민 감독이지만 직책상 ‘총감독’이기 때문에 기술 분석 책임자인 김광웅 감독이 김광민 감독을 대신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클럽, 대표팀 등 축구 팀은 통상 감독과 예하 코치들이 코칭스태프를 이루지만 북측 여자 대표팀은 이색적으로 총감독-기술 분석 책임자-어시스턴트 코치-골키퍼 코치 등으로 코치진이 구성돼 있다. 김광웅 감독과 동석한 북측 관계자는 “기술 분석 책임자에게도 감독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 행사에 앞서 국가정보원은 대한축구협회에 ‘북한’이란 표현 대신, ‘북측’으로 표기해줄 것을 공식 요청해왔다. 북측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과 역사적인 남북전을 치른다.
다음은 김 감독과 주장 김성희와의 일문일답.
-대회 소감은?
“동아시안컵에 출전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국가적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가겠다.”
-북측 분위기는?
“우린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갖췄다. 선수들의 각오는 경기장에 나서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알 수 있을 것이다.”(김성희)
-북측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대교체의 비결도 듣고 싶다.
“평균 연령이 21.5세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수준도 상당히 높다. 우리는 국가적으로도 관심이 크다. 유소년 때부터 볼을 찼고, 전망이 밝다. 그래서 대담하게 (젊은 선수들을) 대회에 출전시켰다.”
-북측 경기력은 우승 가능성이 높은데. 목표가 무엇인가.
“남측과 경기는 그간 준비한 전술, 선수들로 잘 준비하겠다. 우리 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확고하게 이기리라고. 우승을 다짐한다.”
“서로 잘 싸웠던 경험을 주고받으며 좋은 경기를 할 거다.”(김성희)
-최근까지 남북 관계가 상당히 악화됐고, 대화도 단절됐다. 이 상황의 느낌은 어떤가.
“우리는 동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방문했을 뿐이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