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만들고 취미 제공…해외경마 장외발매소

입력 2013-07-25 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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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한 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경주로와 관람대, 부대시설 등 기본시설에 경주마 생산자, 기수, 조교사, 관리사 등 수천여명의 마필관계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경마산업에서 장외발매소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경마를 시행하는 여러 나라에서 경마장 수보다 수배 더 많은 장외발매소를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경마를 주도해온 경마선진국들의 장외발매소 현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 일본(110개, 매출비중 93%)…어린이 여성 편의시설도 다양

세계 1위의 마권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110개(중앙경마 37개, 지방경마 73개)다. 많은 편은 아니지만 독립 건물에 있는 대형 직영장외발매소들이 마권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성격의 일본 중앙경마는 본장과 장외발매소·전화투표의 매출 비중이 7:93으로 장외발매소와 전화투표 매출이 매우 높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백화점이나 호텔을 연상시킨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마권을 사는 곳은 장외발매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경마장을 찾는 고객은 집과 가깝거나 대상경주와 같은 큰 경주를 보고 싶은 열혈 경마팬들 정도다.
또한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발매시설 외에 어린이 동반 참여자를 위한 키즈방, 여성관객·65세 이상 회원을 위한 무료좌석, 비체류형 미니 장외발매소 운영 등을 통해 경마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중이다.


¤ 미국(약 5000~8000개, 매출비중 89%)…최근 카지노, 스포츠토토와 경쟁

미국은 주별로 경마시행 체계가 다르고 장외발매소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다. 뉴욕주의 경우 약 260개의 장외발매소가 있다. 전국적으로는 5000~8000 개의 장외발매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경마에서 장외발매소의 매출 비중은 89%로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카지노나 스포츠토토 등에 밀리면서 장외발매소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홍콩(126개, 장외매출비중 92%)…소시민 일상으로 자리잡은 경마

홍콩자키클럽은 경마뿐 아니라 축구복권과 마크식스로터리(로또와 유사)사업까지 하고 있는 ‘베팅그룹’이다. 홍콩의 인구는 한국의 15%에 불과하지만 장외발매소는 한국보다 4배나 많은 126개가 성업중이다.
홍콩인들에게 경마는 생활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일하는 중에도 라디오 경마중계를 들으며 마권을 맞춰보는 것이 소시민의 일상이다. 바쁘게 사는 홍콩인들은 경마장에 가기보다 가까운 장외발매소에서 마권을 사서 짬 날 때마다 마번을 맞춰보며 취미를 즐긴다. 홍콩자키클럽은 장외발매소외에 전화베팅, 모바일베팅, PDA베팅, TV베팅 등 다양한 마권구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약 9000개, 매출비중 99%)…토트(TOTE)사와 사설마권업자 시장 양분

경마의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북메이커’(bookmaker)라는 사설마권업자들이 오래 전부터 존재혔다. 이 북메이커들은 패리뮤추얼 방식을 쓰는 토트(TOTE)사와 마권발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 이들을 합친 영국의 장외발매소는 무려 9000여 개에 달한다. 영국의 장외매출 비중은 99%가 넘는다. 영국인들은 굳이 경마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신문이나 담배를 사는 것처럼 어디서나 마권을 살 수 있다.

현재 한국경마의 장외매출 비중은 70% 내외다. 90%를 훌쩍 넘는 경마선진국들에 비하면 발매환경이 미흡하다. 한국에서 장외발매소는 경마를 직접 시행하는 경마장을 제외하면 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하지만 사행산업 종합계획이 발표된 2008년 이후 장외발매소의 신규개설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불법사설마권을 사는 게 오히려 더 쉽다. 이 때문에 불법사설경마가 크게 늘어 마사회 매출의 여섯 배에 이를 정도다. 그만큼 일자리 창술, 세수 기여 등 한국마사외의 공적 기능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미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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