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이번 주부터 9월15일까지 2연전 시리즈에 돌입한다. 2연전 시리즈 체제에서는 선수단의 이동이 잦아지기 때문에, 체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3연전 시리즈와는 감독의 전략 전술도 달라지기 때문에, 사령탑의 지략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잦은 이동, 선수들 신체리듬에 악영향
다음주 LG, 대구→잠실→마산→서울
1차전 중요…감독 전술에도 큰 영향
4일 휴식 없어 선발전력 고른 팀 유리
이제부터가 진정한 승부다. 프로야구는 5일 현재 379경기를 치렀다. 정규시즌 전체 일정(576경기)의 65.8%가 소화됐다. 앞으로 3분의 1이 남아있는 셈이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각 팀은 남아 있는 에너지를 모두 짜내야 한다. 그런데 6일부터 큰 변화가 생긴다. ‘2연전 시리즈’가 시작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전에 짜놓은 일정상 9월 15일까지 각 팀은 계속 2연전을 치러야 한다. 9개 구단 체제에서 비롯된 변화다. 9개 구단의 올 시즌 농사를 좌우할 운명의 2연전 시리즈가 막을 올린다.
● 리듬이 달라진다!
프로야구선수들은 3연전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일주일에 6경기를 하는 것은 같지만, 3연전을 2차례 치르는 것과 2연전을 3차례 소화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무엇보다 일주일에 3개 팀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이동이 잦아지면서 선수들의 신체리듬에도 큰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이번 주 KIA만 해도 부산(6·7일 롯데전)∼마산(8·9일 NC전)∼광주(10·11일 삼성전)로 이동해야 한다. 그나마 부산→창원→광주여서 이동거리가 괜찮은 편이지만, 다음 주 LG는 이동거리조차 만만찮다. 12일 대구로 이동해 13일과 14일 삼성전을 치르고, 다시 잠실(15·16일 한화전)∼군산(17·18일 KIA전)으로 돌아야 한다. 18일 경기 후에는 또 서울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4번 보따리를 싸서 고속도로 상·하행선을 오르내려야 하는 힘든 여정이다.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자칫 식욕이 떨어질 수도 있어 여느 때보다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체력과 정신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전략전술도 달라진다!
3연전과 2연전은 감독들의 전략과 전술에도 영향을 미친다. 3연전의 장점은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3연전 스윕 패를 당하면 충격파는 더욱 크다. 그러나 먼저 2연패를 하더라도 1승을 챙기면 불만족 속에서도 어느 정도 만회를 한 셈이 된다. 그러나 2연전은 다르다. 2연패를 하면 만회가 안 된다. 2연승과 2연패로 희비가 확연히 갈린다. 1패를 하면 3연전에서 2연패한 것마냥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1위를 달리는 삼성 류중일 감독은 그래서 “1차전 승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1차전을 승리하면 2연승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각 팀이 1차전에 승부수를 띄울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또 3연전에선 적어도 상대 원투펀치 중 한명은 만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2연전은 다르다. 상대 원투펀치와 붙는 불운을 겪을 수도 있고, 4·5선발과 상대하는 행운을 잡을 수도 있다. 2연전 체제 하에선 이제 ‘4일 휴식’도 없다. 앞으로는 최대 3일 휴식이거나 2일 휴식 후 경기를 하게 된다. 경기감각 유지 측면에선 4일 휴식보다 나을 수 있지만, 에이스를 4일 휴식 전과 4일 휴식 후 연속으로 투입할 수 있었던 앞선 3연전 체제와 비교하면 오히려 선발진이 고른 팀에게 더욱 유리한 일정이 될 수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