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커쇼와 맞대결’ AL 대표 영건 헬릭슨

입력 2013-08-12 10: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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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헬릭슨(26·탬파베이). 동아닷컴 DB

[동아닷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최고의 빅매치가 시작됐다.

1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된 류현진(26)의 소속팀 LA 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두 팀간의 인터리그 주말 3연전이 바로 그 것 .

두 팀은 현재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팀으로 불릴 만큼 전반기 막판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를 반영한 듯 양 팀간의 주말 3연전 첫 두 경기는 미 전역에 생중계될 만큼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다저스는 첫날 7-6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데 이어 둘째날도 5-0 완승을 거뒀다.

3연전 마지막 경기(12일)에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25), 탬파베이는 제레미 헬릭슨(26)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실력과 명성 면에서는 커쇼가 우위에 있지만 이에 맞서는 헬릭슨 또한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이어서 이날 경기는 보기 드문 투수전이 될 전망이다.

헬릭슨은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탬파베이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고 5년 후인 2010년 8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1년 탬파베이 5선발로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 해를 맞은 헬릭슨은 그 해 13승 10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어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빅리그 풀타임 2년 차였던 지난해에도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해 각 포지션 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헬릭슨은 올 초 잠시 난조를 보이긴 했지만 이내 자신의 구위를 되찾아 11일 현재 올 시즌 10승 5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풀타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동아닷컴은 최근 국내언론 최초로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영건 헬릭슨을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제레미 헬릭슨(26·탬파베이). 동아닷컴 DB


다음은 헬릭슨과의 일문일답.

-최근 몸 상태는 어떤가?

“아픈 곳도 없고 매우 좋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지난해 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3점대 이하의 방어율과 두 자릿수 승수 그리고 200이닝에 근접한 투구를 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모두 다 이루고 싶다. 아울러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내가 등판한 날 승률이 좋아 팀 성적에도 크게 기여하고 싶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풀타임 첫 해였던 2011년 어메리칸리그 신인왕 수상은 물론 매년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꾸준하고 일관되게 열심히 노력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아울러 투수이기 때문에 최상의 어깨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평상시에도 몸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쓴다. 나 같은 선발투수는 1년에 32~33번 정도 등판해야 하고 가능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몸 관리가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그것이 전제된 후 마운드에 오를 때는 항상 팀 승리를 위해 기복 없이 꾸준히 잘 던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야구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

“아마 5~6세였나? (잠시 생각하더니) 아니다. 4~5세였던 것 같다. T볼부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롤모델은 누구였으며 가장 좋아했던 팀은?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 내 롤모델은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프로경력은 없지만 대학 때까지 야구를 했다. 그래서 처음 야구를 시작한 후 13살 때까지는 아버지가 투구하는 법은 물론 야구와 관련된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 아버지 덕분에 야구 기본기를 제대로 익힐 수 있었다. 좋아했던 팀은 뉴욕 양키스였다. 아버지가 뉴욕 양키스 레지 잭슨(은퇴)의 열렬한 팬이어서 나 또한 자연스럽게 양키스를 좋아했고 성장해서는 시카고 컵스도 좋아했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을 때는?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나는 어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했을 때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평생에 단 한 번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왕을 받았을 때도 무척 기쁘고 행복했다. 하지만 빅리그에 데뷔하지 못했다면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

“야구를 시작한 후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올 시즌 초반에 3~4경기 정도 마음먹은 데로 공이 잘 안 들어가 경기를 망친 적이 있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 (웃으며) 하지만 지금은 좋아져서 다행이다.”

-올 시즌 초반처럼 시즌 중에 슬럼프에 빠지면 어떻게 하나?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부상이 없는 한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질 수 없기 때문에 과거 좋았을 때의 투구폼과 감각을 찾기 위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는 수 밖에 딱히 다른 방법은 없다. 나 같은 경우는 다행히 메이저리그 데뷔 후 지난해까지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그 때의 투구폼이나 운동법 등을 지금도 많이 참고한다. 결국 평소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제발 좀 좋아져라’ 하고 간절하게 바란다. 하하. ”

제레미 헬릭슨(26·탬파베이). 동아닷컴 DB


-메이저리그 데뷔 후 많은 타자를 상대했다. 가장 까다로운 타자를 꼽자면?

“와우!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하고) 나 같은 경우는 한 1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우선 데이빗 오티스(보스톤)와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그리고 로빈슨 카노(양키스)가 있다. 이 외에도 많지만 갑자기 생각하려니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하.”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나?

“주로 휴식을 취하는 편이다. 집이 플로리다에 있어 가끔은 친구 또는 팀 동료들과 함께 보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 물놀이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쉬거나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구는 편이다.”

-얼마 전에 신시내티 투수 레이토스를 인터뷰했는데 그도 ‘야구가 얼마나 힘든 경기인 줄 아냐’며 쉬는 날은 무조건 잠을 자거나 쉰다고 하더라.

“하하. 맞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런데 쉬는 날이 너무 적다는 게 문제다.”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이 있다면?

“농구를 좀 하는 편이다. 농구 외에 골프도 치는데 지금껏 기록한 최고 핸디캡은 85타였다.”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렸을 때 야구를 시작한 후부터 항상 메이저리거가 되는 꿈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전혀 생각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 한가지 가능한 것은 만약 메이저리거가 되지 못했다면 그래도 야구를 했으니 지금쯤 어디선가 코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그렇다. 팬들이 내 성을 빗대어 헬보이 또는 헬리라고 부른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많지는 않지만 나도 징크스가 있다. 등판하는 날은 항상 양말 두 짝을 포개어 신는다. 정해놓은 특별한 양말이 있는 것은 아니고 등판하는 날은 항상 발마다 양말 두 짝씩 포개어 신고 마운드에 오른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닭고기와 스테이크 등 육식을 좋아한다.”

-당신 삶에서 ‘이것이 없으면 살 수 없다’3가지만 꼽으라면?

“우선, 스마트폰 그리고 내가 키우는 강아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비디오 게임기이다.”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인가?

“(웃으며) 그렇다.”

-헬릭슨에게 ‘야구’란?

“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나는 항상 야구는 나의 모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야구를 너무나 사랑한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그 꿈을 이뤘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주위에서 성원하고 후원해준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우선 코치의 말을 잘 들으면서 야구를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울러 어린 친구들은 아직 자신이 어느 종목에 재능이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야구 외에 다른 종목도 많이 경험해볼 것을 권장한다. 그러다 보면 야구 외에 자신이 미처 몰랐던 하지만 잘할 수 있는 재능을 찾을 수도 있거니와 다른 종목을 경험하면서 야구와의 연계성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과 탬파베이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나와 우리 팀을 응원해 준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국에 있는 팬들에게 특히 더 고맙다. 한국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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