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김영주골프여자오픈 출전선수 56% 우승경험 無] 골퍼에게 우승이란

입력 2013-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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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도 양평TPC에서 열린 KLPGA 투어 MBN-김영주골프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선 주은혜(25·한화)가 9번홀 세컨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 두둑한 상금 + 스폰서
2. 안정된 투어생활 보장
3. 우승 동시에 몸값상승


“우승 뒤 대접이 달라졌다.”

프로 7년 차 김태훈(28)은 4일 끝난 한국프로골프 코리언투어 보성CC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긴 무명 생활을 청산했다. 이 우승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안겨줬다. 그는 “2년 동안 스폰서가 없었는데 우승 뒤 2∼3개 기업으로부터 연락이 오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우승을 해야만 하는 이유다.

22일 경기도 양평의 양평TP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BN-김영주골프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1라운드에서도 뜨거운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이번 대회에 출전 중인 108명 가운데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41명. 전체의 44%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56%는 아직 우승이 없다.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우승을 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첫 번째는 두둑한 상금이다. KLPGA 투어에서 우승할 경우 최소 상금은 1억원이다. 가장 큰 대회인 한화금융클래식의 우승상금은 무려 3억원이다.

우승을 하면 상금만 있는 게 아니다. 여기저기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은 각자 후원받는 기업이 따로 있다. 기본적으로 메인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를 둔다. 없는 선수도 있지만 정규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라면 메인과 서브 스폰서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수는 후원사와 계약을 할 때 우승하면 많게는 상금의 50%, 적게는 30%의 보너스를 받는 옵션 계약을 한다. 최나연(26·SK텔레콤), 박인비(25·KB금융그룹), 신지애(25·미래에셋), 김하늘(25·KT)처럼 스폰서가 많을수록 보너스는 더 두둑해진다.

두 번째는 안정된 투어 생활의 보장이다. 일반 대회에서 우승하면 2년 간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상금랭킹이 바닥으로 떨어져도 시드는 유지된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 기간은 더 늘어난다. 최대 5년까지 보장받는다. 정규 투어에서 뛰는 선수가 다음해 출전권을 얻기 위해선 상금랭킹 50위(KLPGA 투어 기준) 이내에 들어야 한다. 51위부터는 시드선발전에 나가 2부, 3부 투어 등에서 올라온 선수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경쟁률은 약 6대1 정도. 여기서 떨어지면 1년을 쉬어야 한다. 이런 불안정한 생활에서 벗어나려면 우승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우승하면 몸값이 높아진다. 프로야구로 치면 10승 투수와 3할 타자 같은 대접을 받게 된다. 2010년 데뷔한 김자영(22·LG)은 2012년 3승을 차지하면서 KLPGA 스타로 떠올랐다. 그 덕분에 올해 새 스폰서와 계약하면서 대박을 쳤다. 데뷔 당시보다 4배 이상의 계약금을 받았다.

한편 이날 열린 1라운드 경기에선 치열한 우승 경쟁이 시작됐다. 주은혜(25·한화)와 최유림(23·고려신용), 윤슬아(27·파인테크닉스)가 6언더파 66타를 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주은혜와 최유림은 아직 우승이 없다. 김효주(18·롯데)는 이예정(20·롯데마트), 김초희(21·요진건설), 전인지(19·하이트)와 함께 5언더파 67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김하늘은 공동 8위(4언더파 68타)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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