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버 케이힐(25·애리조나). 메이저리그 사무국 제공.
“특별한 비결은 없다. 하지만 다저스를 만나면 항상 편하고 자신 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26·LA 다저스)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트레버 케이힐(25·애리조나)이 다저스를 상대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케이힐은 올 시즌 다저스를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 3차례 선발 등판해 1승(무패)을 기록 중. 하지만 투구내용은 더 뛰어나다.
케이힐은 다저스를 상대로 총 20.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3실점, 평균자책점 1.34를 기록하고 있다. 다저스 타선 중 케이힐을 상대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유일하다. 곤잘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타선 대부분은 2할 타율은 커녕 단 1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야시엘 푸이그도 케이힐에게 3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케이힐은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66번)에서 오클랜드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09년 빅리그에 데뷔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08년에는 미국대표팀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케이힐은 16일 현재 6승 10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성적은 뛰어나지 않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시즌 18승을 거두며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오클랜드에서 3년간 40승 35패를 기록한 그는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2대3 트레이드를 통해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이적 첫해였던 지난해 총 200이닝 투구에 13승 12패 평균자책점 3.78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지만 올해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동아닷컴은 오는 17일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케이힐을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트레버 케이힐(왼쪽). 동아닷컴DB
-만나서 반갑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좋은 편이다.”
-빅리그 데뷔 후 매년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6승 뿐이다.
“그 점은 나도 아쉽게 생각한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올해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잔 부상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예년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웃으며) 하지만 야구를 올해만 하고 말게 아니니 기다려달라.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 성원에 보답하겠다.”
-올 해 유독 잔 부상이 많아 팬들이 당신을 가리켜 ‘유리몸’이라고도 한다. 특별한 문제는 없나?
“그 이야기는 나도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팬들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내 몸은 누구보다 더 내가 잘 안다. 앞으로는 잔 부상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팬들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오늘 애리조나 선수 중 가장 늦게 클럽하우스에 도착했다. 항상 늦게 나오는 편인가?
“그렇지는 않다. 선발 등판하기 전날은 평소에 비해 운동할 게 많지 않아 늦게 나온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날은 누구보다 더 빨리 나온다.”
-내일(17일)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자신있나?
“물론이다. 비단 다저스뿐만 아니라 선발 등판하는 날은 항상 자신 있게 마운드에 오른다.”
-하지만 올 시즌 유독 다저스에 강했다. 알고 있나?
“(웃으며) 알고 있다.”
트레버 케이힐(25·애리조나)의 2013 시즌 LA 다저스 타자 맞대결 성적. MLB.com 화면 캡처
“특별한 비결은 없다. 올 시즌 유독 다저스에 강한 이유는 단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하지만 다저스를 만나면 항상 편하고 자신 있다.”
-다저스 타선 중 유독 당신에게 강한 선수(애드리안 곤잘레스)가 있다. 당신도 알고 있나?
“물론이다. 곤잘레스에게 유독 안타를 많이 맞았다. (웃으며) 곤잘레스를 상대할 비법이라도 개발해야 할 것 같다, 하하.”
-다저스 매직넘버가 ‘4’다. 애리조나와의 원정 4연전에서 지구 우승을 확정해 이곳에서 우승 파티를 열 가능성이 크다. 팬들이 이 점에 대해 불편해 한다.
“나 또한 다저스가 이 곳 애리조나에서 우승 파티를 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웃으며) 하지만 어쩌겠는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내일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겠다.”
-시즌 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하다 다저스에게 선두자리를 내줬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도 잘했지만 다저스가 더 잘했기 때문이다. 핑계처럼 들리겠지만 다저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를 많이 영입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분명 다를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내년시즌을 벼르고 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줘 고맙다.
“고맙다. 이번 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