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다저스 페데로위츠 “한국 팬 위해 월드시리즈 우승할 것”

입력 2013-09-24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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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페데로위츠(LA 다저스).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야구는 팀 당 9명이 경기에 나선다. 그러나 한 시즌 162경기나 되는 메이저리그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주전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이들의 뒤를 받쳐줄 후보 선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강팀의 경우 주전과 후보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도 그렇다.

다저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4년 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초 극심한 부진을 털어내고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다저스 주전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하지만 올해 유독 부상선수가 많았던 다저스는 이들의 빈자리를 잘 메워준 후보 선수들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다저스 포수 팀 페데로위츠(26)도 그 중 한 명이다.

페데로위츠는 23일 현재 올 시즌 총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2 4홈런 1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수가 다르긴 하지만 주전 포수 A.J. 엘리스(32)가 총 1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 9홈런 48타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적어도 공격력에서만큼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페데로위츠가 엘리스에 비해 투수리드나 도루저지 등 수비 면에서는 보완할 점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현지 언론들은 ‘페데로위츠가 장차 엘리스의 뒤를 이어 다저스의 안방마님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데로위츠는 대학교 3학년이었던 지난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보스턴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대학시절 통산타율(0.303)이 말해주듯 그는 공격형 포수였다. 2009년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0.345 10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프로에 진출한 후에도 그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2011년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이적한 후에도 그의 공격력은 여전했다. 그 해 트리플 A에서 뛰었던 페데로위츠는 타율 0.325 6홈런을 기록했고 프로진출 3년 만인 2011년 9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투수가 아닌 야수가 게다가 계약금도 적은 7라운드 지명 선수가 프로진출 단 3년 만에 빅리그에 데뷔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다저스가 페데로위츠에게 기대하는 정도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페데로위츠를 지난 19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팀 페데로위츠(LA 다저스). 동아닷컴DB


다음은 페데로위츠와의 일문일답.

-만나서 반갑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아픈 곳도 없고 매우 좋은 편이다.”

-현재 후보(back up) 포수이기에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주전 선수가 되고 싶을 것 같다.

“물론이다. 하지만 지금은 엘리스가 우리 팀 주전 포수이고 그가 매우 잘하고 있다. 나는 다만 아직 ‘나의 시대’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할 뿐이다. 비록 지금은 매 4~5일마다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마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경험을 쌓다 보면 분명 나 또한 주전 포수가 될 수 있는 ‘나의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프로진출 단 3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비결이 있다면?

“큰 비결은 없다. 다만 매 경기마다 부담 갖지 않고 긴장하지 않으면서 경기를 즐기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어렸을 적 좋아했던 팀과 롤모델은 누구였나?

“어렸을 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살았다. 그러다 보니 그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가장 좋아했다. 너무 멀어서 경기장에 가지는 못했지만 TV 중계가 있는 날이면 항상 챙겨서 볼만큼 애틀랜타를 좋아하며 성장했다. 롤모델은 애틀랜타의 영웅 치퍼 존스(은퇴)였다.”

-올 시즌 다저스 선수 대부분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당신도 그럴 텐데, 개인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꼭 수상하고 싶다. 공격적인 것보다 수비로 더 좋은 평가를 받아서 말이다. 그리고 단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받고 싶다.”

팀 페데로위츠(LA 다저스). 동아닷컴DB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웃으며) 그런가? 하하.”

-야구를 시작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생각하더니) 비교적 출장기회가 많았던 지난 6월 애리조나를 상대로 결승타점을 올렸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싱글 A 하이에서 뛰던 마이너리그 때였다. 당시 50타수 1안타를 기록했을 만큼 야구를 시작하고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물론 종국에는 슬럼프를 탈출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끝낼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당시의 기억은 악몽이었다. 하하.”

-그 때를 포함해서 시즌 중 슬럼프가 오면 어떻게 하는가?

“슬럼프라고 특별히 다른 것을 시도하지는 않는다. 단지 슬럼프라는 생각을 떨쳐내고 평소처럼 야구에 집중하면서 내 할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슬럼프는 지나가는 것 같다.”

-빅리그에서 많은 투수를 상대해 봤다. 본인에게 가장 까다로운 투수는?

“음. (잠시 생각하더니) 여러 명 있지만 올해는 특히 애틀랜타의 팀 허드슨(38)이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것 같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는가?

“개인적으로 골프를 좋아한다. 그래서 쉬는 날 골프를 즐기는 편이며 오프시즌에는 친구들과 함께 사냥하는 것도 좋아한다. 사냥은 프로선수가 된 후부터 시작했는데 재미있다. 그리고 특별한 스케줄이 없으면 집에서 주로 쉬는 편이다.”

팀 페데로위츠(LA 다저스). 동아닷컴DB


-사냥을 좋아한다면 아직도 자연환경이 뛰어난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나?

“그렇다.”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이 있다면?

“고등학교 시절 농구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키가 크지 않아 농구를 그만 뒀지만 농구실력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페데로위츠는?

“어려운 질문이다. 평생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만 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일절 생각을 안 해봐 잘 모르겠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그렇다. 팬들이 내 성을 빗대어 ‘페덱스(Fedex)’라고 부른다. 하지만 별명은 별명일 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 편인가?

“그렇다. 나 같은 경우는 특히 심한 편이다. 경기장에 오면 시간을 정해놓고 일정한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 내가 경기에 출전해 잘하거나 특히 이겼을 경우에는 그날 경기 전에 먹었던 음식을 계속 반복적으로 먹는 등 미신을 많이 믿는 편이다.”

-페데로위츠에게 ‘야구’란?

“(단호하게) 내 삶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평생 야구만 했다. 특히 야구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좋고 아울러 직업으로도 최고라고 생각한다. 야구를 안 했으면 지금쯤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과 다저스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멀리 한국에서 나와 다저스를 응원해 주는 한국인 팬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반드시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우승하도록 하겠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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