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방이 너무 험해∼”

입력 2013-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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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진갑용, 이정식, 이지영(왼쪽부터) 등 3명의 포수를 포함시킬 방침이다. 삼성 투수들에게는 맞춤형 포수로 배려해주면서 두산의 빠른 발을 잡기 위한 양수겸장의 포석이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진갑용·이정식·이지영 KS 호출
이례적으로 포수 3명 엔트리 포함
부상 대비·두산 기동력 차단 의도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이 ‘포수 3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 진갑용(39), 이정식(32), 이지영(27) 등 3명의 포수를 엔트리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포수는 현대야구에서 비중이 높아진 포지션이다. 특히 ‘포수가 약한 팀은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오랜 역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모든 포지션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포수는 전문성이 특화된 자리다. 포구, 블로킹, 도루저지뿐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을 읽고 투수와 타자의 수싸움을 이끄는 능력은 다른 선수가 대체하기 어렵다.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 더욱 중시되는 부분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넥센, LG, 두산 등 다른 팀들은 모두 엔트리에 2명의 포수만 포함시켰다. 투수나 다른 야수 자원을 더 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럼에도 삼성이 포수 3명을 선택한 것은 여러 가지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류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도중에도 종종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선 포수만 엔트리 교체가 가능하도록 하면 좋겠다. 포수 2명을 엔트리에 넣었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지 않나”라고 말해왔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또 하나는 삼성만의 특수성 때문이다. 3명의 포수 모두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에는 여전히 국가대표 안방마님인 진갑용이 버티고 있지만, 나이가 불혹에 이른 데다 시즌 중에도 무릎과 종아리에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살아왔다. 다행스러운 점은 정규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을 통해 몸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이다. 류 감독은 “선발 마스크를 씌워도 될 만큼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지영은 올 시즌 주전 포수를 꿰찼지만 올 시즌 도루저지율이 0.239(67개 허용·21개 저지)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올 시즌 오랫동안 2군에 내려가 있다가 시즌 막바지 1군에 합류한 이정식이 좋은 모습을 보이자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포수 3명을 쓰기로 결심했다.

삼성의 경우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가 다르다. 류 감독으로선 당일 컨디션과 구장 등 여러 변수에 맞춰 포수 기용의 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 상대가 기동력에서 강점을 보이는 두산이에 안방마님의 역할은 몹시 크다. 3명의 포수로 두산의 발을 묶는다는 것이 삼성의 계산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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