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스타 플러스] 3안타…‘삼성 킬러’ 손시헌 살아있네!

입력 2013-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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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손시헌(13번)이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KS 1차전 6회 쐐기 솔로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최준석(10번)과 오재원(97번)의 하트 환영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타율 2할대·주전 뺏긴 최악 시즌 불구
삼성 상대 3할타율·윤성환 상대 3안타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 올 줄 알았다”


두산 손시헌(33)이 ‘삼성 킬러’의 면모를 과시하며 팀에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를 안겼다.

손시헌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원정 1차전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도 그의 몫이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직전까지 손시헌에게 2013년은 최악의 한해였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그라운드 위에 있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다. 올 시즌 그는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2(234타수 59안타)에 그쳤다. 시즌 후반기에는 자신의 백업으로 뛰던 김재호에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 1차례 교체선수로 투입된 것이 전부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그였기에 이 같은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법도 했지만 손시헌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는 “베테랑이 주전에서 밀려났다는 이유로 기분이 상해 운동을 대충하고 팀원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면 좋은 팀이 될 수 없다. 후배들을 격려해주면서 충실히 운동을 한다면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가치는 그때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손시헌의 말대로 한국시리즈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손)시헌이가 삼성한테는 정말 강했다. 몸 상태도 좋고 준비를 잘 해왔다”며 1차전 주전 유격수로 출전시켰다. 올 시즌 손시헌은 최악의 한해를 보내면서도 삼성을 상대로는 타율 0.316(38타수 12안타)을 기록했다. 삼성의 1차전 선발투수이자 자신의 대학(동의대) 후배인 윤성환에게도 5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손시헌은 1-1로 맞선 2회초 2사 11·3루서 중전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린 데 이어 4회초에도 좌전안타를 추가했다. 6-1로 앞선 6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삼성 신용운에게서 외야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쐐기 솔로홈런을 빼앗았다. 이 홈런은 손시헌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기도 했다. ‘기회가 왔을 때 가치를 보여주겠다’던 자신의 말을 보란 듯이 입증했다. 시련뿐인 2013년이었지만 단언컨대, 10월 24일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는 손시헌이었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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