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연주 “방송국 밥, 벌써 그리워”…‘멘사 회원’, ‘진짜 배우’가 되다

입력 2013-11-20 0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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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연주는 “연기였지만 예비시어머니에게 구박받을 땐 정말 서러웠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하연주(27)는 배우라는 타이틀보다 ‘멘사 회원’으로 대중들에게 더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최근 종영한 KBS 1TV 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에서 통통 튀는 연기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제는 길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이 그에게 “철부지 막내딸이 아니냐”라며 악수를 청하기도 한다. 이에 하연주는 내심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은이가 너무 철이 없어서 혹시 길에서 마주친 어르신들에게 혼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예쁘게 봐주셔서 다행이에요.(웃음)”

극 중 하연주는 철부지 부잣집 딸 기은 역으로 분했다. 미모부터 자신감까지 당당한 여성의 매력을 모두 갖췄지만 때로는 이기적이고 너무 철이 없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한숨이 나오게 하는 일명 ‘밉상’ 캐릭터다.

“망아지처럼 여기저기 쏘다니기도 하고 말도 참 안 들었죠. 이런 말괄량이 막내딸은 그 어디에도 없을 거예요. 그래도 전 그런 기은이가 좋았어요. 제가 언제 또 그런 연기를 해보겠어요. 정말 원 없이 떼도 써보고 철없이 울어도 본 것 같아요.”

기은은 사랑에 대해서도 전투적이었다. 기은은 동욱을 전과자라 반대하는 가족들에게 동욱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해 결혼 허락을 받아낸다. 또 그 결혼을 직접 취소 시키더니 마지막에는 다시 동욱과 재회하며 가족의 허락 없이 혼인신고를 마치는 등 파격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실제 하연주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정말 이기적인 아이였죠. 그런 과격한 행동을 제외하면 배울 점도 많은 친구였어요. 사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해요. 먼저 마음을 열다가도 겁을 내는 성격이죠. 그런데 기은이는 이기적이지만 당찬 성격이잖아요. 주변사람 신경 안 쓰고 꿋꿋하게 사랑을 지켜나가죠. 심지가 굳은 아이에요. 하하. 덕분에 저도 조금 더 열정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성격도 밝아지고요.”

배우 하연주. 동아닷컴DB.


6개월간 긴 호흡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간 소감을 물어보니 “지겹게 먹었던 여의도 방송국 밥이 벌써 그립다”고 재치 있게 대답했다. 또한 선배들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며 큰 힘이 되주셨다고 했다. 특히 엄마였던 양금석은 틈틈이 하연주에게 “그 연기 좋더라”며 격려를 해줬다고.

“격려를 많이 해줘 힘이 많이 났어요. 양금석 선배님께서 연기지도를 많이 해주셨어요.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귀찮으실 법도 한데 한번도 그러지 않으셨어요. 리허설을 하다가도 ‘이런 식으로 가면 어떨까’라고 조언도 해주시고요.”

한 작품을 마치고 나니, 하고 싶은 장르가 많아졌다. 한 때 발레리나를 꿈꿨던 하연주는 앞으로 춤으로도 연기를 하고 싶고,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아 역사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요즘 촬영하는 게 정말 재미있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작업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라며 “공부의 맛이 들린 학생이 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하연주의 차기작은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다. 1997년 IMF시절, 엘리베이터걸 이연희의 미스코리아 도전을 지켜보며 응원해주는 직장 동료다. 그는 엘리베이터걸의 애환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키워갈 생각이다.

“항상 흥미로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음에는 제가 무엇을 할지 대중들이 끊임없이 궁금해 했으면 좋겠어요. 늘 준비된 자세로 연기에 임하려합니다. 앞으로 잘 지켜봐주세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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