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넥센 우승하는데 보탬되겠다”

입력 2013-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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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갑자기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 윤석민은 정든 팀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며 새 팀이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도 곁들였다. 스포츠동아DB

■ 아닌 밤중에 트레이드된 윤석민

난생 첫 트레이드라 아직은 서운한 감정
넥센엔 이성열 금민철 등 아는 선수 많아
야구장 조금 멀어진 것 외엔 변한 것 없다


이제 넥센 선수가 된 윤석민(28)은 “잠을 자다가 전화로 얼떨결에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하다. 2004년 입단해 바로 하루 전까지 몸담았던 두산과 순식간에 이별하게 됐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10년간 한 팀에서 뛰었는데, 트레이드라는 걸 처음 겪어봐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아직은 서운한 마음이 크다”고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윤석민은 26일 외야수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서 넥센으로 이적했다.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할 만한 깜짝 트레이드. 그동안 넥센의 트레이드 카드로 종종 거론돼온 장민석과 달리, 윤석민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두산이 ‘트레이드 절대불가’로 분류했던 선수라 더 놀라웠다.

윤석민은 인창고 시절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며 초고교급 거포형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두산이 윤석민에게 김동주의 뒤를 잇는 차세대 4번타자를 기대했던 이유다. 윤석민도 입단 후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았고,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1년부터 조금씩 기량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두산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치기도 했다. 그러나 한창 팀에 활력을 불어넣던 올 시즌 중반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이후 재활에 전념하느라 그라운드에서 뛸 기회가 없었다.

윤석민은 “솔직히 여러 모로 아쉬운 한 해였다. 부상으로 수술도 받고 재활도 하느라 힘든 시간이 많았고, 두산에서 내게 기대가 컸는데 제대로 한 게 없어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며 “그래도 이제는 재활이 거의 끝나서 통증이 없다. 넥센에서 많이 환영해주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28일 낮 12시 목동구장을 찾아 이장석 대표와 구단 관계자들, 주축 선수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넥센 선수로서의 첫걸음이다. 다행히 넥센에는 이성열, 허도환, 금민철 등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수들이 많다. 그는 “처음에는 어색한 부분이 많겠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다행히 지방팀이 아닌 서울팀이라 야구장이 집에서 조금 멀어진 것 외에는 큰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넥센이 올해 야구를 잘 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을 다해 넥센이 4강을 넘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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