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 전문기자의 V리그 레이더] 한국서 4년 뛴 안젤코, 한국어 편지 ‘뭉클’

입력 2013-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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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안젤코(오른쪽). 스포츠동아DB

바샤-안젤코(오른쪽). 스포츠동아DB

3라운드 앞두고 연패 빠진 팀들 대책 부심
LIG손보 일사불란한 팀 결속력 부족 숙제
현대건설 바샤와 황현주 감독 괴리감 표출

V리그 10년 빛낸 올스타 뽑는 팬투표 실시
국내 활동 경력 외국인
선수 기념사도 접수

프로배구 V리그 2라운드가 남자 3경기(한국전력-우리카드, 현대캐피탈-러시앤캐시, LIG손해보험-대한항공) 여자 2경기(현대건설-GS칼텍스, 도로공사-흥국생명)만을 남겨뒀다. 21일 부터는 3라운드가 시작된다. 가장 힘든 2라운드를 보낸 팀은 남자부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이상 4연패), 여자부 현대건설 흥국생명(이상 3연패)이다.


● 연패 해결 방법은 결단과 일사불란 그리고…

대한항공은 4위 커트라인에 걸려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LIG는 더 처지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19일 구미에서 맞붙는다. 대한항공은 연패 속에서 주전 세터를 바꾸는 결정을 내린 듯하다. 부상중인 베테랑 센터 이영택의 컴백을 기다리고 있다. LIG는 어디에서 문제해결의 답을 찾고 있는지 궁금하다. LIG 부진을 놓고 배구계 바깥에서 들리는 소문은 많다.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가진 힘을 하나로 끌어 모으는 마음이다. 4자 성어로 일사불란(一絲不亂)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현대건설은 리베로 공백의 후유증이 크다. 김연견에 이어 김주하도 부상 당했다. 레프트 정미선이 역할을 대신하다보니 공격옵션이 줄어들었다. 바샤가 원하는 공격과 황현주 감독이 기대하는 공격에 차이가 크다. 14일 GS경기 도중에는 두 사람 사이에 찬바람이 일었다.달래서 데리고 갈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모습이었다. 흥국생명은 주전 센터 정시영이 모친상을 당한 뒤 선수들이 근조기를 달고 경기에 나섰지만 바실레바 한 선수에게 모든 걸 의지하기에는 힘이 부친다. 주전 세터 조송화도 부상중이다. 2라운드가 넘어가면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다가올 여자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최대어가 나온다. 내년을 보고 언제 결단을 내릴 것인지, 아니면 아직 그 시기가 아니기에 더 버텨야 하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 배구 룰에도 나오지 않을 황당 해프닝 때 룰 적용은

8일 아산에서 벌어진 우리카드와 대한항공 경기에서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이 25-22로 이긴 2세트에서 7번의 타임아웃이 발생했다. 현행 배구 룰은 팀마다 각각 2차례, 8·16점에서 나오는 테크니컬 타임 등 6번이 한도다. 그런데 2세트에서는 달랐다. 우리카드는 9-11로 뒤진 상황에서 강만수 감독이 첫 번째 타임아웃을 불렀고, 16-18에서 두 번째 카드를 사용했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16-15에서 첫 번째 타임아웃을 불렀다. 경기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강 감독은 17-21에서 또 타임아웃을 불렀다. 이미 2차례 부른 사실을 깜빡했다. 공교롭게도 기록원석에서도 체크하지 못했다. 경기전산기록을 담당하는 KOVIS에서 기록원석에 그 사실을 알려줬지만 타이밍을 놓쳐 경기는 속행되고 말았다. 대한항공은 24-21에서 타임아웃을 부른 뒤 세트를 마감했다.

여기서 퀴즈. 이 같은 상황에서 주심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과 기록원이 문제를 알지 못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잘못된 그 시점으로 경기를 되돌려 시작하면 된다고 한국배구연맹(KOVO)은 유권해석을 내렸다. 만일 대한항공이 21-24로 뒤지고 있었다면 세트가 끝나기 전에 재심요청을 할 경우 17-21에서 경기재개가 가능하다. 당시는 대한항공이 리드해 김 감독은 굳이 재심요청을 할 이유가 없었다.


● V리그 10주년 최고 스타는 누구

KOVO는 내년 1월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릴 V리그 올스타전에 앞서 V리그 10년을 빛낸 올스타를 뽑는 팬 투표를 실시중이다. 포지션별 역대 최고 선수(세터1, 라이트1, 공격형 레프트1, 수비형 레프트1, 센터2, 리베로1 등 총 7명)를 선발하는 이벤트다.

V리그에 최소 2시즌 이상 출전한 국내선수 중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한 선정기준으로 남녀 각 35명의 선수들이 후보로 선정됐다. 10주년 베스트7은 팬투표 60%%, 감독 및 전문위원회, 심판진 20%%, 언론사 투표 20%%로 선발된다. KOVO는 이와 함께 V리그를 찾았던 외국인선수로부터 10년을 기념하는 인사를 받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안젤코가 KOVO에 답장을 보내왔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생활 4년 동안 안젤코가 얼마나 한글실력이 늘었는지 보여주는 편지다.

PRO BEGU SIP DZU NJON CUKA DRMIDA.(프로배구 10주년 축하드립니다.)

APRO DO KESOK MANN PALCON HASEO.(앞으로도 계속 많이 발전하세요.)

FENDR EGE HAMSA DRMIDA.(팬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CONN ADZIK DO HANGUG, HANGUG FENDR GWA HANGUG UMSIK GRIP SMIDA.(전 아직도 한국, 한국 팬들과 한국 음식 그립습니다.)

KOK TASI MANA JO.(꼭 다시 만나요.)

HANGUG VI-LIG FAJTING.(한국 V리그 화이팅.)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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