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만·윤성환 괌 비행기 탑승 거부 왜?

입력 2014-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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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통합 3연패 주역인 안지만과 윤성환(왼쪽부터)이 구단과 연봉 인상폭에 이견을 보이며 15일 출발한 괌 스프링캠프에도 자진해서 불참했다. 두 투수는 계약 전까지 국내에서 개인훈련을 할 계획이다. 스포츠동아DB

■ 연봉 재계약 불발…스프링캠프 자진 불참

작년 두 선수 각 5000만원씩 오른 3억에 계약
당시 삼성 “FA 때 잘해주겠다” 구두 약속 불씨
예비 FA 프리미엄 요구 선수와 구단 견해차 커

삼성은 15일 괌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면서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마운드의 핵 윤성환(33)과 안지만(31)은 연봉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비행기에 오르지 않아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말았다.


● 윤성환-안지만 미계약은 왜?

선발 윤성환은 지난해 13승8패, 방어율 3.27의 호성적을 올렸다. 팀 내 최다이닝(170.2)을 소화하는 등 공헌도도 높아 구단도 그를 투수 고과 1위로 평가했다.

안지만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유증을 딛고 지난해 팀 내 최다경기(54) 등판과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은 63.2이닝을 던졌다. 방어율이 3.11로 2012년(1.71)보다 좋지 않았지만, 3연패에 큰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다. 둘 다 연봉 인상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인상폭을 놓고 견해차가 꽤 컸다.

둘의 연봉협상 갈등은 수년 전부터 누적된 것이지만, 가깝게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둘 다 연봉 2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오른 3억원에 재계약했다. 당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에게 구단은 “FA(프리에이전트) 때 잘 해주겠다”며 불만을 무마했다. 이를 놓고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구단은 올해 연봉협상에서 “예비 FA 프리미엄은 없다”며 “올 시즌 후 FA가 된 다음에 목소리를 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어차피 FA가 되면 선수는 가치를 인정해주는 구단과 계약하는 것 아니냐. 그럼 작년 연봉협상 때 한 약속은 2014년 성적이 좋지 못해도 무조건 FA 대우를 잘 해준다는 뜻이냐. 구두약속도 약속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수들은 이어 “설사 예비 FA 프리미엄이 없다고 해도 지금 구단에서 제시한 연봉은 3연패 과정에서 꾸준하게 활약한 선수에 대한 평가로는 미흡하다”고 말하고 있다.


● 장기화 예상…재계약 전까지 국내 훈련

당초 류중일 감독은 구단에 부탁해 “미계약 선수들도 괌으로 데려가 훈련하면서 연봉협상을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그러나 윤성환과 안지만은 13일 시무식이 끝난 뒤 류 감독과 면담하면서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지훈련을 가면 훈련에 집중도 안 되고 팀 분위기만 해칠 것 같다”며 캠프 자진 불참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팀이 스프링캠프를 떠난 15일 경북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했다. 윤성환은 앞으로 경산 볼파크에서 계속 훈련하고, 안지만은 17일부터 경기도 용인 STC(삼성트레이닝센터)로 장소를 옮겨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로선 의견차가 큰 만큼 구단도, 선수도 연봉협상의 장기화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재계약 대상 72명 중 윤성환, 안지만, 강봉규를 제외한 69명과 계약을 마쳤다.<표 참고> 이승엽은 8억원으로 동결돼 팀 내 연봉 1위 자리를 지켰고, 최형우는 지난해 2억8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60.7%) 오른 4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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