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테임즈 “너희가 직각 배트를 알아?”

입력 2014-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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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는 둥근 배트의 한쪽 면을 직각으로 자른 독특한 방망이를 들고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직각 배트는 최근 메이저리그 타자들 사이에 유행하는 것으로 타격훈련 때 공을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히는 데 효과적이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 MLB급 용병 타자 파급 효과 기대감

메이저리거들 애용하는 아이디어 장비
배트 중심에 공 맞히는 훈련에 큰 효과
간결하면서 정확한 중심이동 스윙 시범
김경문 감독 “테임즈 장점 배워라” 주문

NC의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현장.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27)가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자, 주위에 있던 모든 타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수들 사이에선 “처음 본다”, “신기하다”는 말이 쏟아졌다.

테임즈가 꺼내든 물건의 정체는 최근 메이저리그 타자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직각 배트였다. 국내 타자들은 훈련 때 배트 중심에 공을 맞이기 위해 히팅 포인트에만 색깔을 달리한 방망이를 주로 쓴다. 테임즈의 배트는 마치 크리켓 장비처럼 한쪽 면을 직각으로 자른 모양이었다. 타격훈련 때 공을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히는 데 더 효과적인, 새로운 아이디어의 장비였다.

인적 분야에서 국제 교류는 여러 측면에서 생각했던 것 이상의 큰 발전을 불러온다. 테임즈의 직각 배트 역시 어쩌면 한국프로야구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지도 모른다.

2000년 삼성에서 뛴 훌리오 프랑코는 지금도 많은 국내 지도자들과 선수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당시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뛴 베테랑이자, 스타였던 프랑코가 보여준 기품 있는 자기관리과 특별한 노하우는 국내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 시절 삼성 코치였던 조범현 kt 감독은 “아무리 늦게 경기가 끝나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귀가하는 프랑코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삼성의 주축 타자였던 김기태 LG 감독은 “경기에 패한 날 자기는 홈런을 쳤다고 좋아하는 다른 외국인타자를 프랑코가 크게 야단치기도 했다. 몸 관리, 타격기술뿐 아니라 그라운드 밖 생활에서도 배울 점이 많은 선수였다”고 회고했다.

많은 프로야구 지도자들은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들이 한국무대에 등장한 이후 국내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 능력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2014년. 9개 구단 모두가 외국인타자들을 영입했다. 커리어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들어있는 타자는 물론 얼마 전까지 4번을 친 타자도 있다.

애리조나 캠프를 이끌고 있는 NC 김경문 감독은 모창민, 나성범 등에게 “테임즈의 타격을 자세히 봐라. 배울 점이 생각보다 많다”고 주문했다. 테임즈는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중심이동으로 공을 강하게 때리는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모창민과 나성범은 테임즈와 함께 훈련하면서 힘 있는 스윙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새로운 장비도 눈길을 끄는 대상이다.

테임즈가 들고 온 새 방망이가 갑자기 굉장한 위력을 발휘하는 마법의 배트는 아닐 터. 또 테임즈를 비롯한 외국인타자들의 스윙 스타일도 완벽한 정답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불러온 새로운 기운과 스타일은 한국 타자들에게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외국인타자 시대에 기대되는 또 하나의 효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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