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위 전자카드 도입, 개인정보 유출 우려”

“전자카드 도입되면 개인정보 유출되고 불법도박 확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2018년까지 전면 시행을 목표로 추진중인 전자카드 정책에 대해 전문가들이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관련업계 종사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자카드는 경륜·경정·경마 등 합법적 사행사업의 베팅에 참여하기 위해 본인 인증을 거친 후 발급되는 경주권 구매용 카드다.

사감위는 13일 국립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안) 관련 공청회’를 열고 2018년까지 시행을 목표로 하는 ‘경마,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카지노 등 사행산업에 대한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공청회에서 사감위는 “2018년까지 사행산업의 순매출 규모를 GDP 대비 0.58% 수준으로 관리하고 원칙적으로 영업장 수를 2013년 총량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일부 경륜, 경마 지점에서 시험운영 중인 전자카드제도를 2018년까지 모든 사행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감위의 종합계획 발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전자카드제 도입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최청락 건국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전자카드 발급에는 개인정보 수집이 필수적이지만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뿐만 아니라 6500여개 토토판매점에서 사용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있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도 “최근 카드사 사태가 보여줬듯이 전자카드 시행으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 또 매출액 급감으로 이어져 각종 기금조성에 차질이 예상되는 등 역기능이 큰 만큼 전자카드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했다.

서 소장은 또 “전자카드의 목표가 베팅 건전화라면 일본의 경우처럼 성인인증, 구매한도 준수 등이 가능한 모바일 베팅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한 뒤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정발언에서도 사감위의 합법 사행산업 규제정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의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전자카드 전면 도입 등 합법적 사행산업의 규제에만 매달려 있다”며 비난했다.

토토판매점을 운영한다는 점주는 “스포츠토토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토토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다. 이들은 불법 스포츠도박으로 옮겨 갈 게 불보듯 하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의 생존권은 누가 보장하느냐, 전자카드를 전면도입하려면 사감위가 판매점을 직영화 하라”고 일침했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경륜경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국민 인식조사를 보면 복권의 경우에도 구매한도를 제한하는 전자카드제 도입에 불과 20%만이 찬성했다. 또한 경륜 경정이 오히려 주식보다 사행성이 적다고 응답했다. 경륜경정은 건전레저스포츠로 가고 있는데도 도박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사감위 이병진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전자카드 전면 도입은 관련업계와 충분히 논의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